책읽는호르데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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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오리진
글쓴이
루이스 다트넬 저
흐름출판
평균
별점9.3 (65)
책읽는호르데아리
산소 대학살 사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치가 유대인을 산소 기체로 대량 살상한 사건이지 않을까 상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아주아주 오래 전 인류는커녕 동물이 지구에 생겨나기도 전의 일이다. 46억 년 전에 지구가 생긴 후 22억 년 동안 산소 기체는 지구의 대기에도 바닷속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바닷속의 초기 남세균이 햇빛을 이용한 광합성을 통해서 산소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대산화 사건(Great Oxidatin Event)'으로 바다 물과 대기의 산소 농도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구의 생명체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혁명이었다. 이후의 빙하기와 해빙기를 거치며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점점 높아졌고 산소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미생물이 사라졌다. 산소 대학살로 고등 생물이 지구상에서 살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된 것이다.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약 6억 년 전에 지금과 비슷해져서 동물들이 생겨날 수 있었고 하늘은 파랗게 변했다.  대산화 사건을 거치며  증가한 산소에 의해 환원철은 산화철이 되어 물에 녹아 있지 못하고 해저에 쌓였다. 우리가 사용하는 철광석의 대부분이 해저에 퇴적된 이 호상 철광층이다. 지구에 산소가 발생한 덕분에 인간은 불과 철이라는 중요한 도구를 인류 문명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가 직립 보행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고 협력하고 농사를 짓게 된 사건만큼 중요한 사건일지도 모른다. 


동아프리카에서 자리 잡고 살던 인류는 지구의 지질학적 변동성에 따른 극심한 기후 변동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지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물과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인류는 협력해야 했고 사회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가혹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언어와 지능의 발달, 학습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 협력하는 능력이 발달했다. 더 큰 두뇌와 지능을 가지게 된 호미닌만이 이후의 빙하 시대 와 지구의 각지의 다양한 기후에도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는 판의 경계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이 지역들은 지각의 균열로 화산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의 위험이 큰 지역이다. 인더스 강 유역의 하라파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아시리아 문명, 페르시아 문명, 미노아 문명, 그리스 문명, 에트루리아 문명과 로마 문명도 두 판의 경계에 가까운 지역에서 번성한 것이다. 메소아메리카의 마야 문명, 아즈텍 문명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에는 높은 산맥과 강이 형성되고 비옥한 퇴적물로 비옥한 토양이 만들어졌다. 판의 활동으로 생긴 단층 아래에는 샘이 형성되어 수원으로 사용되었다. 



뉴욕 맨하튼은 전체가 고층 건물로 뒤덮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섬 남단과 미드 타운 지역에는 초고층 건물이 많지만 그 사이의 지역은 낮은 건물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뉴욕시의 개발 계획에 따라 의도적으로 건물 높이를 제한한 것이 아니다. 지하에 단단한 편암이 있는 지역에 고층 건물 건축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하에 무른 암석이 있는 중간 지역은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었던 것이다. 런던에 고층 건물이 아주 적은 것도 건축기술이 뒤처졌기 때문이 아니다. 지하에 무른 점토층이 두껍게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 점토층 때문에 런던에는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1863년에 건설될 수 있었다. 


중국이 티베트를 지배하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티베트는 빙하와 영구 동토층이 대부분이라 농사를 짓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군사적인 이유로 인도에게 티베트를 넘겨줄 수는 없다. 티베트는 북극과 남극에 이어서 지구의 세 번째 극이라고 불린다.  빙하와 눈이 녹은 물은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동남아시아로 흘러가는 10개의 큰 강의 원류가 된다. 티베트고원은 아시아 대륙의 '급수탑'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구리와 철광석도 풍부하다. 중국이 티베트의 라싸까지 철도와 도로를 건설한 이유다.




생명체로서의 인간과 인류 문명은 지구의 자연환경에서 생겨났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해류와 바람, 대륙의 이동, 기후 변화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과거 지구의 물리적인 상태가 다른 조건이었다면 아마 인간은 생겨나지 못했거나 다른 형체를 가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공상 과학 소설에 등장하는 외계인처럼 문어와 같은 육체를 지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어쩌면 우주에서 지성을 가진 유일한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수많은 은하계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로가 아니라고 한다. 외계의 생명체와 접촉하고 의사소통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생명체로서의 인류가 단세포 생물에서 영장류로 진화했다는 것이 사실일까. 혹은 외계인이 지구에 이주한 결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지구라는 환경에서 인류가 지금의 문명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은 지구라는 환경이 낳은 산물이라는 것이다. 인류학, 지질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역사의 분야를 넘나드는 저자의 박학다식함을 즐기며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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