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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이름의 책이라도 그 알맹이는 다를 때가 있지요.


(소설)<삼국지>만 봐도 우리말로 옮긴 것은 여러 가지입니다.


황석영, 장정일, 박종화, 이문열, 정비석, 김구용...많은 이들이 우리말로 옮기거나 덧붙여 글을 썼습니다.


 


이문열씨가 쓴 <평역 삼국지>를 읽고는,


읽지 않은 데도 황석영씨가 옮긴 <삼국지> 상품을 골라 리뷰를 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잘못 골랐거나, 머리가 살짝 맛이 가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왜냐하면 책의 알맹이가 다르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오래된 책인 세로쓰기로 된 <상록수>를 읽고


그 뒤에 나온 가로쓰기로 짜여진 책에다 리뷰를 써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판이 달라졌으면 다른 책이기 때문이죠. 비록 이름은 같아도.


 


어찌 되었든 제가 읽은 책을 골라 읽은 느낌을 글로 쓰겠죠. 잘 쓰든, 못 쓰든...


 


2.


그런데 영화를 보신 분 가운데는 책과 영화가 달라 그런지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영화와 디브이디를 다르게 보지 않고 같은 것으로 보고 글을 올리는 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상품에다 제가 본 느낌을 적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관에서 <인셉션 Inception>을 보셨다 해도, 상품으로 나온 디브이디 <인셉션>과는 다르죠.


디브이디 <인셉션>은 영화 말고는 덤이 조금 들어있는 한 장짜리도 있고,


영화 말고도 감독과 배우가 덤으로 보여주는 게 많은 두 장짜리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영화관에서 본 <인셉션>과 디브이디로 나온 <인셉션>은 다르다는 것이죠.


 


덤을 더 넣은 것 말고도 영화 알맹이조차 다르기도 합니다.


홍콩 영화 <무간도>를 보셨나요? 류더화(유덕화)와 량차오웨이(양조위)가 맛깔스럽게 연기한 영화입니다.


본디 경찰이 깡패로, 깡패가 경찰로 엇갈리게 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는데 아주 잘 만든 영화죠.


그러다 보니 헐리우드에서 다시 만들기도 했지요.


맷 데이먼과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 잭 니콜슨이 나오는 미국 영화 이름은 <디파티드 The Departed>죠.


 


홍콩판 <무간도 Infernal Affairs>를 영화관에서 보신 분들은 디브이디 <무간도>에다 리뷰를 쓰면 안 되죠.


디브이디는 아예 끝마무리를 다시 만들어 보이기도 하므로, 극장판과 다른 끝무렵도 나오니까요.


 


이탈리아의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이 만든 <레오파드 Il gattopardo / The Leopard>도 비슷합니다.


본디 극장판은 장면을 너무 많이 잘라 그걸 본 사람들은 그리 좋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감독의 생각과는 다른 영화가 되었다며 나중에 다시 편집하여 디브이디로 내놓았죠.


이 디브이디를 본 사람들은 극장에서 본 것과 달리 아주 좋다고 입소문을 내었습니다.


 


극장에서는 사람들한테 많이 보여주어야 돈이 되므로 되도록 짧게 영화를 틀어주려고 하죠.


그러나 영화를 만든 감독은 나중에 다른 생각을 합니다. 영화가 제 생각만큼 잘 보여주지 못한다고 느껴서


디브이디를 다시 만들 때는 감독이 새로 짜맞추어 내는 일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알맹이도 확 바꾸기도 하고요.


 


<마지막 황제 L'ultimo imperatore / The Last Emperor>도 비슷합니다.


극장판은 163분이지만, 감독판으로 나온 디브이디는 219분입니다. 무려 56분이나 덧붙여 만들었지요.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신 분이 감독판 디브이디에다 영화를 보고 느낀 글을 올리는 건 잘못이 아닐까요?


 


3.


영화관이나 텔리비전에서 영화를 보셨다면, <디브이디>를 골라 글을 올릴 게 아니라,


<영화>에서 같은 영화를 골라 글을 올리는 게 맞겠죠. 그래야 앞뒤가 맞는 글일 테니까요.


 


그런데 영화관이나 텔리비전에서 영화를 보고는 <디브이디>에서 맞는 영화를 골라 글을 올리는 분은  


아무 생각없이 제가 본 영화에 대하여 글을 쓴 것이지만,


디브이디를 사려는 사람들한테는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이죠.


보지도 않은, 30,000원이 넘는 <블루레이> 상품에다가 영화 글을 쓰는 분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텔리비전이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분들은 <영화>에서 같은 이름의 영화를 골라 쓰시고,


디브이디로 영화를 보신 분들은 <디브이디>에서 상품을 골라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또 별 것 아닌 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고쳐야 할 것이기 때문에 따로 글을 올려 봅니다.


넓은 마음으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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