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하지만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의 참모습을 억누르지 않으면서, 힘을 합쳐 완성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p.114)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결혼이든, 이혼이든 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찰떡같은 조언이 아닐까! 이십 년이 넘게 같이 살면서 부모 자식 간에도 맞지 않는 일인데, 어떻게 백 프로 만족할 수 있냐는 적당한 세뇌와 게으름을 탓하며 여전히 투닥거리며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수시로 확 이혼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남편과 나이차가 살짝 있는 탓에 또래에 비해 이른 결혼을 감행했다. 나이 차이에 대한 불편한 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기도 하고, 어린 나이를 아까워하며 부모님께서 대놓고 반대하기도 하셨지만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24살 꽃다운 나이에 결혼이라는 몹쓸(?) 제도에 동참했다. 남편의 좋고 싫음은 2차적인 문제고 철없이 왜 그렇게 어린 나이에 급하게 결혼을 했는지 후회스럽기만 하다.


결혼 14년 차, 이혼 7년 차,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를 운영하는 17만 유튜버이자 현직 변호사의 독한 충고라는 소개 글이 눈길을 끌었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현실적이고 독한 충고가 가득하다.


매사문(每事問) 성기사(省其私) 모든 것을 묻고, 세세하게 관찰해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음에도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눈에 반했다는 이유로, 나에게 잘해준다는 이유로, 이 정도면 나에게 과분하다는 평가를 이유로 평생의 반려를 맞이하는 일을 속전속결로 해결한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후회로 속을 끓인다 ㅜㅜ


이제는 전우애 같은 정으로 살고 있는 남편이지만, '결혼할 때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철이 좀 더 있었더라면 그래도 결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결론은 바뀌지 않았을거다'라는 대답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십 년이 넘게 살았으니, 진실을 덮어주던 콩깍지는 진즉에 없어졌으니 말이다.


'후회할 짓은 시작도 하지 마세요.' 와우~ 쎄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거면 해보고 후회를 외치던 평소의 충고를 가뿐하게 즈려밟은 충고로 시작한 조언들은 그간 내가 들었던 보통의 충고들을 신선하게 깨나간다. 그놈이 그놈이다 조금만 참고 살아봐라를 신속하게 이혼하고 스스로를 세우라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이혼 후 남들의 시선이 힘든 건 당연하니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말해준다. 지금은 아니지만, 혹시 내게도 어려운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떠올려 봄직한 현실적인 충고들이다.


사례의 곳곳에 인용된 공자님 말씀들이 어쩜 이렇게 찰떡같은지! 어려운 책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왠지 공자는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싸우지 않는 부부가 아니라 잘 싸우기 위해 매사에 묻고, 살피며 결혼하기 전 신중하지 못했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남편과 함께 행복한 노년을 맞고 싶다.


말과 행동을 살피고
그렇게 하는 이유를 관찰하며
진심에서 우러나와
그렇게 하는 것인지를 고찰하라.

?其所以, 시기소이
觀其所由, 관기소유
察其所安, 찰기소안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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