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스티븐 브룩 / 번역_김지혜 / 사진_Donnafugata

The large island of Sicily should be a paradise for wine production. If the climate is often too hot to give wines of elegance, there are hilly interior sectors that offer cooler temperatures and lower humidity that help to produce more balanced wines. One would imagine that this southerly island in the Mediterranean Sea would be perfect for red grapes, but even today two-thirds of the vines planted here are white. With modern vinification, these white grapes ? from local varieties such as Grillo, Inzolia, and Catarratto ? can produce reasonably fresh and fruity wines to be drunk young, but there is little doubt that the best wines from Sicily are red.

Twenty years ago the overall quality of Sicilian wines was poor. There were a handful of good estates, such as Tasca d’Almerita and Donnafugata, but most wine was produced by subsidized cooperatives which sold much of it as bulk wine. Very little bottled wine from Sicily was worth drinking. This began to change when the far-sighted Diego Planeta, who was already running one of the few good cooperatives, created his own estate in 1985. It took him ten years to work out which grape varieties were most suitable for Sicily, and his first commercial wines were made in 1995. Some of the wines were from international varieties such as Chardonnay, Cabernet Sauvignon, and Syrah, but in recent years there has been an increasing production from southern Italian varieties such as the white Fiano and the Sicilian Nero d’Avola. Beautifully packaged and very consistent in quality, the Planeta wines set the standard for modern Sicilian wine production.

But they are not alone. Today there is a wide range of producers, some focusing on traditional varieties, others preferring to make more international wines that can be sold at a moderate price. At the Spadafora estate, the whites are from Sicilian varieties, but the more interesting reds are from international grapes: ‘Schietto’ from Cabernet Sauvignon, and ‘Sole dei Padri’ from Syrah.

Estates such as Spadafora are now the exception. Sicilian producers are very much aware that the island has its own splendid grape varieties, the most important being the richly fruity Nero d’Avola. So most estates focus on this variety, although in many cases it is blended with some Merlot, Cabernet, or Syrah to give it more complexity. The excellent Morgante estate only makes Nero d’Avola: ‘Don Antonio’ is the more concentrated bottling and the wine is aged in new oak barrels, while the regular wine is aged for a shorter period in the barrels previously used for ‘Don Antonio’. This shows the versatility of Nero d’Avola: it can make relatively simple but still fruity wines for early drinking, as well as more structured and powerful wines that benefit from being aged in barriques.

Nero d’Avola probably is at its best in southeastern Sicily, although it grows well everywhere. Another speciality of the southeast is Cerasuolo di Vittoria, which is a blend of Nero d’Avola with another local grape, Frappato. Cerasuolo is a lighter wine than pure Nero d’Avola, but it has more fragrance and elegance. Planeta, Santa Tresa, and Valle d’Acate produce good versions.

The most individual of the Sicilian wine regions is Etna. I once climbed this high volcano, and it was an alarming experience to walk through fields of lava that were still smoking. As a volcano, Etna is very much alive. Its more sheltered slopes are planted with two local red varieties, Nerello Mascalese and Nerello Cappuccio. The wines are fairly light in colour but scented and subtle, with more delicate red-fruits flavours than Nero d’Avola. White grapes are also planted. These are the Carricante and Catarratto varieties. Many Sicilian whites are bland, but the rich volcanic soils of the Etna slopes produces wines of high acidity and strong individuality, although they may not be to everyone’s taste.

Benanti is probably the best known producer of Etna wines, but the wild landscape of the volcano has attracted investment from Britain, the Untied States, and Tuscany. These newer properties include Il Canante, Scammacca del Murgo, and Terre Nere. These Etna wines, red and white, are always worth trying, though I cannot guarantee that you will like them!

One appealing feature of Sicilian producers is that although the top wines may be moderately expensive, the cheaper wines are often reliable and good value. For example, Planeta produce red and white wines under the La Segreta label, which is outstanding value. Both are blends of local and international varieties. Firriato, the producer of the rich and powerful Harmonium from Nero d’Avola, also make a far less expensive Nero d’Avola called Chiaramonte, which has delicious fruit. Feudi Principi di Butera, a noble estate bought by the large Italian company Zonin, makes some expensive wines from Cabernet Sauvignon, Nero d’Avola, and Merlot, but the more simple varietal wines from the same varieties are attractive and far less expensive.

In Italy as a whole there has been a tendency for prices to rise too fast in relation to quality. Sicily, in general, has resisted this trend. The expensive wines, from top estates such as Planeta and Abbazia Sant’Anastasia, are less expensive than the top wines from Piedmont or Tuscany, and the more basic wines give a great deal of pleasure at relatively low cost. And because Sicily is still working out what it does best, there is a huge variety of grape varieties and styles. Sicily has something for everybody, whatever your taste and whatever your bank account!

드넓은 시칠리 섬은 와인 생산을 위한 파라다이스다. 와인에 우아함를 더해주기에는 날씨가 지나치게 더운감이 있지만 시원한 온도와 낮은 습도를 가진 언덕이 많은 내륙지역은 좀 더 균형감있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혹자는 지중해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이 섬이 레드 품종을 키워내기에 더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에서 재배하는 포도품종의 3분의 2정도는 모두 화이트다. 그릴로나 인졸리아, 가따라토와 같은 지역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는 현대적인 양조기법으로 어릴 때 마시기 좋은 상당히 신선하고 과일향이 풍성한 와인이다. 그러나 시칠리아에서 나오는 최고의 와인은 레드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년전 시칠리아 와인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매우 낮았다. 타스카 달메리타와 돈나푸가타와 같은 몇몇의 우수한 포도원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와인은 협동조합의 보조금을 받아 생산되었고 상당수는 벌크 와인으로 판매되었다. 시칠리아에서 생산되는 극히 일부의 와인들만 마실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러던 중 미래를 내다본 디에고 플라네타가 1985년 그의 포도원을 세우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었다. 소수의 우수한 협동조합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었던 그는 시칠리아에 가장 적합한 포도품종을 찾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꼬박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1995년, 그의 첫번째 상업용 와인이 출시되었다. 그 와인들 중 일부는 샤르도네나 까베르네 쏘비뇽, 시라와 같은 국제적인 품종으로 만든 것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탈리아의 남부 지방에서 나는 품종인 화이트 피아노(Fiano)와 시칠리안 네로 다볼라와 같은 품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예쁘게 포장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플라네타 와인은 현대 시칠리아 와인 생산의 표준을 세웠다.

그러나 그들은 혼자가 아니다. 현재 시칠리아에는 다양한 생산자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전통적인 품종에 초점을 맞추어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적당한 가격에 판매가능한 국제적인 품종의 와인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스파다포라에서는 시칠리아 품종으로 화이트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국제적인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레드 와인이다. 까베르네 쏘비뇽으로 ‘치에토(Schietto)’를, 시라 품종으로 ‘솔 레 데이 파드리(Sole dei Padri)’를 생산하고 있다.

스파다포라와 같은 포도원은 예외적인 경우다. 시칠리아의 와인 생산자들은 이곳에서만 잘 자라는 떼루아에 걸맞는 우수한 포도품종이 있으며 특히 과일향이 풍부한 네로다볼라가 가장 중요한 품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포도원에서는 이 품종에 초점을 맞추어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비록 대개는 여기에 메를로나 까베르네, 또는 쉬라를 블렌딩하여 이 품종에 복합미를 더하고 있지만 말이다. 훌륭한 와이너리로 평가받고 있는 모르간테는 네로 다볼라만을 생산한다. ‘돈 안토니오(Don Antonio)는 좀 더 집약된 와인을 위해 새 오크통에 숙성을 시키는 반면 보통의 와인은 ‘돈 안토니오’가 한번 사용했던 오크통으로 짧은 기간 숙성시킨다. 이는 네로 다볼라의 변화무쌍함을 잘 보여준다. 네로 다볼라는 영할때 마시면 비교적 단순하지만 풍부한 과일향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숙성시키면 좀 더 구조감있고 파워풀한 와인이 된다.

네로 다볼라는 어디서든 잘 자라는 품종이지만 그중에서도 시칠리아의 남동쪽에서 가장 좋은 상태로 자란다. 남동쪽의 또다른 명물은 네로 다볼라에 또다른 지역 품종인 프라파토(Frappato)를 블렌딩한 체라수올로 디 비토리아(Cerasuolo di Vittoria)다. 체라수올로는 순수한 네로 다볼라보다는 좀 더 가벼운 와인이지만 더 향기롭고 우아하다. 플라네타(Planeta), 산타 트레사(Santa Tresa), 그리고 발레 다카테(Valle d’Acate)는 블렌딩 버전으로 생산되고 있다.

시칠리아의 와인 지역 중 가장 독특한 곳은 바로 에트나(Etna) 지역이다. 필자는 언젠가 이 높은 화산지대를 오른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연기를 내뿜는 용암이 흘러나오는 지대를 걸으며 불안에 떨었던 경험이 있다. 활동중인 화산처럼 에트나는 아주 생기넘치는 곳이다. 에트나의 구석진 비탈에서는 지역 레드 품종인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와 네렐로 카푸치오(Nerello Cappuccio)가 자라고 있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뚜렷한 밝은 색에 네로 다볼라 보다는 미세한 잘익은 과일 향이 물씬 풍기는 정교한 향을 가지고 있다. 화이트 품종으로는 까리칸테(Carricante)와 카다라토(Catarratto) 품종이 자라고 있다. 시칠리아의 화이트는 대개 부드럽고 상쾌하다지만 에트나 지역 경사면의 풍부한 화산토는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을지도 모르는, 높은 산도와 강한 개성을 지닌 와인을 만들어낸다.

베난티(Benanti)는 에트나 와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생산자이다. 화산지대라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은 영국과 미국, 토스카나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낼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와 같이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지역으로는 일 카난테, 스캄마까 델 뮈르고, 떼레 네르가 있다. 여러분들이 좋아할 와인이라는 장담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에트나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모두 시음해볼 가치가 있다.

시칠리아 와인 생산자들의 매력 포인트는 최상급 와인이 적정수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그것보다 더 싼 와인들이 신뢰할 만 하고 더 좋은 품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플라네타는 라 세그레타(La Segreta)라는 레이블 아래 뛰어난 품질의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레드와 화이트 모두 지역품종과 국제적인 품종을 블렌딩하여 만든 것이다. 네로 다볼라로 만든 풍부하고 힘있는 하모니움(Hamonium)의 생산자인 피리아토는 또한 과일향이 물씬 풍기는 키아라몬테(Chiaramonte)라는 훨씬 덜 비싼 네로 다볼라를 만든다. 이탈리아의 대기업인 조닌사가 사들인 고급 포도원인 페우디 프린시피 디 부테라(Feudi Principi di Butera)는 까베르네 쏘비뇽과 네로 다볼라, 메를로로 비싼 와인을 생산해내기도 한다. 그러나 같은 품종으로 만든 더 간단한 단일품종 와인이 덜 비싸고 더 매력적이다.

이태리에서는 전반적으로 품질과 관련하여 가격이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칠리아는 이런 추세와는 반대의 성향을 보인다. 플라네타(Planeta)나 아바지아 산타 아나스타샤(Abbazia Sant Anastasia)와 같은 최고급 포도원에서 나온 비싼 와인들도 피에몬테나 토스카나의 최고급 와인 보다는 저렴하며 좀 더 일반적인 와인의 경우에도 낮은 가격에 비해 큰 만족감을 준다. 또한 시칠리는 방대한 포도품종과 다양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기에 아직도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칠리아는 여러분의 입맛이 어떻든, 여러분의 수중에 얼마의 돈이 있든 상관없이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와인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