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역사가 담긴 영화를 보았다. Pavarotti

그가 가진 목소리의 청량함을 라이브로 들을 수 없는 지금이지만 우리는 언제라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고 행복하다. 

영화 파바로티는 상영관도 드물고 시간대도 맞지 않아서 IPTV로 볼 수 있기를 기다렸는데, 마침 타이밍이 제대로 들어맞아서 볼 수 있었다. 숨을 죽이고 그의 모습과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몰입하였다. 한 사람에게 이토록 열광할 수 있다는 건 일생일대 대댠한 사건이 아닌가.

노래를 잘하는 건 열망이 있거나 열심히 하거나 하면 잘 할 수 있을 텐데, 파바로티에게서 눈에 띄었던 강점은 무엇보다도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였다. 음악에서도 자기발전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드러난 지점을 발견하였다. 누구가의 스토리를 듣다보면 강렬하게 와닿는 거 한 가지는 반드시 있고 그 영향력이 발휘되는 순간은 오직 듣는 사람의 판단과 실현에 있을 뿐이다. 클래식 성악의 분야를 락앤롤 공연분위기의 대중화로 이끈 파바로티의 무대는 언제나 놀랍다. 재난수준의 비가 내리는 런던 하이드파크 야외 공연에서도 그의 진가는 빛이 났다. 그 공간에는 아름다운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함께 했고 억수로 내리는 비에 모두들 우산을 바치고 있었다. 공연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우산을 접으라는 방송멘트가 나오자 제일 먼저 다이애나가 우산을 접었다. 그 다음은 다들 알아서들 우산을 접었으니, 공연은 무르익어갔고 비는 여전히 억수로 쏟아졌다. 그 때 파바로티가 선곡한 아리아,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여인] , 그러면서 다이애나 황태자비에게 눈길을 보낸다. 위트가 넘치는 순간에 연주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은 상승한다.

영화속에서는 공연이 끝난 뒤 비에 젖어 머리모양이 완전히 흐트러진 황태자비와 파바로티가 재회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내고 이후 파바로티는 다이애나와 자선공연을 자주 갖게 된다. 전쟁으로 상처입은 어린 아이들을 위해 병원을 설립하고 찾아가 위로하는 등등의 행위들을 보면서 오페라 극중에서 불려지는 아리아가 세상에 울려퍼지면 고단한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새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음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울림을 준 위대한 성악가 파바로티! 그는 지금 어느 하늘에서든 폭포수같은 시원한 목소리로 한껏 노래하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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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JgrHQGjvz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