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과 오페라

하루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8.2
핏빛 혁명, 유럽, 1800년대....
부패한 권력이 저지르는 살육과 추악한 범죄를 푸치니는 오페라 [토스카]로 재현했다. 오페라가 신화나 전설을 노래할 때 혹은 운명의 장난이나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할 때 관객은 그렇다 치고 보는 경향이 있다. 어쩌겠는가? 이야기가 그런 것을... 죽어가는 여주인공은 노래가 다 끝나야 죽을 수 있고 대부분의 주인공은 결단의 시간이 오면 격정의 아리아를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곤 한다.
낭만과 비극, 또는 청승과 희극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속에서 오페라 전 막을 이끌어간다.
여기에 또다른 경향의 오페라가 등장하는데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나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그리고 푸치니의 [토스카]가 바로 그것이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거나 일어난 이야기를 오페라로 재구성한 오페라를 말하며 '베리즈모 오페라'라고 부른다.
매주 오페라 공연을 보러 다니던 때, 정말 열심히 보고 다녔다. 객석에 앉기 전에 미리 전 곡을 들었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오페라조차도 도서관을 다니면서 CD와 DVD를 보고 또 봐야 무대공연을 자신있게 보는 대단히 열정적인 관객이었다. 그 날도 푸치니를 보는 날이었는데 제목은 [토스카]였다. 그 날의 가수가 누구인지 미리 몰라보고 갔던 차라 로비에서 프로그램을 보고 어찌나 설레이던지....
토스카 하면 바로 이 가수!
카바라도시 역의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였다. 그는 파바로티가 무대에 오르지 못할 때 대타로 그 역할을 했던 가수이다. 데뷔조차 파바로티로 인해 떠들썩했던 그가 그 날의 무대에 오른 것이다. 이런 횡재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그 날의 무대에 심취했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서 시칠리아에서 사고로 죽은 리치트라의 기사를 읽게 될 줄이야... 인생사! 참 모를 일이 아닌가.
토스카는 마리아 칼라스의 무대의상 전시회에서도 만났다. 칼라스하면 어디 토스카뿐이겠는가.
라 트라비아타의 의상, 나비부인의 의상, 토스카의 의상, 몽유병여인의 의상...등등
이탈리아 밀라노 부근 시골마을 같은 소도시 마제타에서 10여일 음악여행을 하던 중 꼬모라는 호숫가가 있는 동네가 있다고 들었다. 그 곳이 마리아 칼라스가 첫남편에게 물려받은 별장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받았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고 우리나라 여행사에서도 예술여행의 한 코스로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
마리아 칼라스는 첫남편의 도움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녀는 그런 남편을 일방적으로 차버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첫남편에게 꼬모를 유산으로 받았다. 이후 그녀에 대한 비난은 끊이지 않았고 여행중이었던 당시까지 그 비난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유명인이란 그런 것인가보다.
다른 비극의 오페라와 다르게 [토스카]는 실재하는 권력형 비리와 고문, 살인, 협박에 의한 강간치사사건으로 범벅이 된 추악한 범죄오페라이다. 등장하는 모든 아리아가 드라마틱하고 슬프도록 아름다울 뿐 내용은 최악의 상황임을 알고 보는게 관객에게는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오페라가 무엇인가요? 물어볼 때 음악 자체는 좋아할 수 있지만 전체 속을 들여다보면 진짜 좋아할 수 없는 그런 오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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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