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학

하루
- 작성일
- 2010.11.9
눈먼 시계공 1
- 글쓴이
- 김탁환 외 1명
민음사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예전과 별다를게 없다면 대학입학을 목적으로 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는 인문계와 자연계 두 부류로 분리하여 학습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 방식으로 가고 있다면 뭔가 시대착오적인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정서가 기대하는 인재의 이미지는 한쪽의 틀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기에 가장 기본적인 바탕의 수정과 보완이 없이는 다가올 가까운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본다.
뇌전문박사인 정재승님의 첫인상은 감정에 호소하며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일반 한국민의 역사깊은 정서에 한줄기 시원한 과학과 논리의 소나기를 뿌렸다. 어렵고 심오할 우리 몸의 근원적 데이타뱅크를 개인의 탁월한 전문성과 엔터테인먼트적 기질로 대중앞에 친근하게 선보인 것이다. 어렵지 않았고 좀 더 가까운데 있었던 과학의 진실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그런 대단한 경험때문이었을까? 이제는 소설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상상력이라는 테마를 던져 물수제비를 만들어내는 일에 열정을 쏟은 듯하다.
무게감있는 글과 역사적 테마의 김탁환작가와 뇌전문 정재승박사가 의기투합하여 작업한 일명 과학이라는 쟝르의 소설을 만나보았다.
상상력의 변주곡을 이리저리 버무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에 지친터라 또 상상력에 대한 글을 읽어내기에 버거움도 들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도전해 보았다.
2049년 사이보그와 로봇이 대중화된 서울은 자연과는 거리가 먼 기계의 도시로 전락하였다. 과학과 디지털이 지배하는 일상의 삶속에 삼류 통속의 연애질도 등장하고 미스테리한 연쇄살인사건으로 줄거리를 엮어간다. 미래사회의 주 엔터테인먼트는 격투기, 현재와 다르다면 로봇격투기가 되겠다. 최첨단으로 무장한 무서운 도시가 된 서울의 외형과 내면의 휴머니즘은 찾아볼 길 없고 휴머노이드 로봇만이 대세인 시대가 된 것이다. 등장하는 온갖 기계들의 명칭은 읽어내려가기 참 힘들었다.뇌를 훔쳐가는 살인마의 미미한 존재감과 줄거리의 맥락을 중간중간 끊어버리는 과도한 설명문이 대체 소설의 어떤 부분에 속하는지 이론적 접근을 하게 만든다. 읽는 자의 머릿속이 이토록 생각이 많으면 소설읽기는 흥미를 잃어가기 딱 알맞다.
아마도 두 사람이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상상과 몽상의 합주곡이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만든 소설은 아니라고 본다. 하고 싶은 일을 한 듯한 느낌이다. 누가 뭐라하든 개의치않는 것 말이다. 억지와 욕심이 한껏 부풀려있는 페이지량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간간이 끼어드는 삽화 또한 미래적인 일루스트레이션이라는 긍지로 보였다. 과학소설의 접근을 차라리 만화적인 발상으로 그럴싸하게 치장을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빈곤한 생각도 해본다. 2권을 읽어가고 있다. 사건현장이 미국드라마 CSI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2010년 이전에 일어났던 치졸하고 답답한 사건사고와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경고가 2049년에는 훨씬 진화하여 기계반 인간반인 서울을 장악해간다. 결말이 어찌 날런지 끝까지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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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