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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제정신
글쓴이
허태균 저
쌤앤파커스
평균
별점8.4 (42)
하루

요즘 성악레슨을 받는다. 놀랍게도 나는 애초에 호흡하는 법도 모르고 이제까지 살아온 것을 이참에야 알게 되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숨을 쉬고 내뱉는다. 아주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사람이면 다들 숨쉬며 산다. 아주 당연한 일인데도 공기통을 비우고 채우는 연습이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복식호흡, 당신은 제대로 할 줄 아는가? 나는  이제껫 복식호흡 정도는 하고 사는 줄 알았다. 내 몸에 대한 착각이었다. 고무풍선처럼 공기가 팽팽해진 뒤 그대로 놔버리면 푸르르 뱉어버리고 마는 그런 상황을 내 몸으로 만들려니 새삼 숨쉬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다. 나는 평균 이상이라는 착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가끔은 제정신]이란 제목이 눈에 화악 들어왔다. 예전의 나는 정말 정신없이 살았다. 일에 묻혀 살면서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고 나 없으면 그 어느 것도 돌아가지 않을거란 맹랑한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 일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무언가에 억눌린 듯 무거운 두 어깨를 움츠리고 누구도 요구하지 않은 묘한 책임감에 불타 스스로를 태우고 있었다. 그리곤 한참 뒤 일을 놓아버릴 때는 정말 허무했다. 그 누구도 날 아쉬워하지 않았고 귀찮고 힘든 일을 그만두는 나를 부러워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나에게 통 관심이 없었다. 그럼 나는 그 동안 뭘 했을까? 그 이후로도 손놓은 일에 대한 강박관념 아니면 후유증일까, 그런 것들이 나를 괴롭혔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할 길이 없어 내 주변을 두루 살피기는 커녕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일도 귀찮았다. 돌이켜보면 다 부질없다. 결국 나는 현실과 기억속에서 갈피를 못잡고 꽤 오랜 시간을 허송세월했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나와 주변과의 관계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제정신'은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갉아먹은 다음에 갖추어지는 정신상태였다. 자기신뢰나 인간관계속에서 철썩같이 믿었던 상황들이 종종 나만의 지나친 착각은 아니었는지 자문해본다.


 


내 안의 에고는 나를 세상의 중심에 놓고 그 테두리에 걸려든 상황이나 관계를 끼워 맞춘다. 그 안에서 관계를 조작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사실이 아닌 일도 사실인 양 기억장치에 저장해놓는다. 자신의 바램이 기억이 되고 나는 나를 조작하지만 실상 그런 일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러니 자신이 착각하며 살아가는 줄 모르는 거다. 언젠가 나보다 어린 동생이 삶에 허우적대는 내 모습을 보고 한마디했다. " 언냐, 제발 정신 좀 차려라." 가시같은 이 한마디는 정말 옳은 말이었다. 내 머릿속을 하얗게 포맷시켜버린 그 한 마디!  " 착각하며 살지 말아" 이런 뜻이 아니었을까?


 


다소 무거운 이야기로 풀어갔지만 실제 이 책은 즐겁고 유쾌하다. 내 안의 나를 발견하는 짖궃은 재미도 있고 착각하며 살아가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일과 현재 힘겨운 일들이 자칫 착각에 빠져 행해진 일은 아닌지 생각을 우회해보는 계기로 삼아도 될 법하다. 하늘이 흐리고 머리가 무거운 날 읽어보자! 혹시 아나, 제정신이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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