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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루의 책읽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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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번역서가 많은데 뭐하러 원서를 읽을까? 특별한 이유나 목표없이 원서를 읽어내는 일은 힘들다. 우리말로 쓰인 책도 재미나 흥미가 떨어지면 끝까지 읽어내기 어려운 법인데 원서는 말해 무엇하겠나. 

나의 경우, 한때 몸담았던 영어동화책 업무덕분에 영어동화 원서를 읽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가끔식 읽는 영어 텍스트 읽기에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래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이다. 영어원서 읽기가 어렵다는 의미는 글의 감동이 이어지지 않고 자꾸 멈춰서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우리말이라면 이해가 덜 되는 곳이 있더라도 읽는데 큰 지장이 없는데 영어원서는 우리글과 같지 않은지라 일단 멈춰서면 필요이상의 의지가 요구되었다. 그래서 결심만 앞서고 그 결과를 얻지 못했으니 책장에 꽂혀있는 몇 권의 원서들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다. 우리글로 쓰인 책이 없는 곳에 살다보니 원서하고도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이북이란 대체물이 있어서 이전보다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읽는데 큰 욕심내지 않으려한다. 



읽었거나 읽다가 멈추었거나 현재 읽고 있는 원서들이다.
[키다리 아저씨], [죽은 시인의 사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는 쉽게 읽을 수 있다. 일단 내용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내 관심사였기에 읽었다. BBC 드라마를 서너번 보면 오스틴의 텍스트를 그대로 인용한 대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독서와 영상보기에 상호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원서는 끝을 못봤다. 아쉬운 마음은 별로 없다. 그저 나 좋아서 본 책이기에 보고 싶은 페이지를 넘기며 종종 볼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 
찰스 디킨스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내용을 미리 안다는 점에서 읽기에 좋았다. 오스틴과 디킨스의 두 원서는 언어의 시대적 공간적 차이를 감안하며 읽어야 하는데 고급수준의 영어 실력은 아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 줄 알고 읽어갔다. 영어적 감각을 살리기엔 폴 오스터의 [인비지블]이나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가 괜찮았다. 일단 쉬운 영어적 표현이 많고 [브리다]의 경우 대사가 길면서도 어려운 문장이 아니기에 읽는데 불편함을 덜 느꼈다. 그러나 재미가 없어서 그냥 책을 닫았다. 
현재 차분히 보는 책은 폴 오스터의 [인비지블]이다.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고 한 페이지씩 읽어가려고 노력중이다. 더불어 날마다 읽었다는 표시를 일정표에 표시도 한다. 일주일동안 읽은 분량속의 모르는 단어나 인상적인 문장들은 노트에 적기도 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내 실력을 쌓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렇게 해봤자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언어감각마저 잃어버릴까봐 두렵다. 그래서 영어원서 읽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못한다하더라도 괜찮다. 눈에 익숙한 원서들을 살 때 설레이는 기분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영어원서와 친해지려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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