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본당신부님을 중심으로 30여분의 신자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였습니다. 중간에 합류하여 5박 6일동안 로마를 중심으로 아시시, 오르비에또, 폼페이, 몬테카시노, 수비아꼬, 그리고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로마로 돌아왔습니다. 순례 마지막 날이 바티칸 일정이었는데 옆지기의 일정상 당일날 아침에 독일로 발길을 돌려야했습니다. 

카톨릭신자이지만 성지순례는 처음입니다. 아! 제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이탈리아 곳곳에 위치한 주요 성당과 수도원을 다니며 미사와 묵주기도를 드리며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그런 것들을  온몸으로 쏟아냈습니다. 평소 불만스러웠던 제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이렇게 갖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건강한 사람은 많이 아프다라는 말! 그 동안 머리로만 알고 지나친 걸 알았습니다. 저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아플 수 밖에요. 그리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노래 가사에만 나오는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제가 행복해야 할 이유도 알았습니다. 돌아보니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또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지금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있습니다. 유럽안에 사는 저도 여독이 심한데 11박 12일 시차를 극복하며 유럽을 다니신 다른 분들의 심신은 얼마나 노곤할까요. 모든 분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다들 집에서 긴장을 풀며 또 시차적응중이시겠지요. 자도 열심히 쉬며 일단 사진 정리부터 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