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파란하늘
- 작성일
- 2008.11.15
뱅크 잡
- 감독
- 로저 도날드슨
- 제작 / 장르
- 영국
- 개봉일
- 2015년 4월 30일





정말 재밌는 영화가 보고 싶어서 비오는 토요일 저녁 극장을 찾았다. TV 영화소개 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서도 거의 볼 수 없었던 영화, 뱅크 잡. 우연히 롯데에서 무지 커다란 포스터를 보고 흥미를 느껴 영화를 찾아보았다. 비 오는 주말이라 극장은 한산했다. 특히 옆 상영관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거의 스무명도 관객이 들지않아 그 큰 상영관이 텅텅 비었는데 의외로 우리 상영관은 반 이상이 가득찼다. 대체로 20대 관객으로만...
대부분 관객들의 리뷰가 '트랜스포터'의 제이슨 스타뎀의 액션이 없어 실망했다는 것이었는데, 트랜스포터 1,2편 DVD를 다 구매하여 소장하고 있는 편이지만 난 이 영화에서 색다른 제이슨 스타뎀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 재밌었다. 어눌하고 멍청한 듯 하지만 스마트하고 용의주도한 스타뎀 (테리).
특히 이 영화는 꽤 오래전 (1971년)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것이라는데, 영국 정보국에서 2054년까지 기밀로 분류된 내용이라니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음이 분명한데, 영화의 전개나 캐릭터 설정으로 보아 작가와 감독은 상상력이 풍부한 것이 확실하다. 특히 캐릭터 설정이 뛰어나다. 처음부터 아주 나쁜놈일 것 같은 마이클 같은 험상궃은 캐릭터도 있지만 MI5의 팀 같은 경우도 캐릭터의 반전을 보인다. 보글같이 약삭빨라보이는 인물도 잔인하고 흉칙한 캐릭터로 반전하고, 바로 발각될 것만 같은 순간으로 가슴 조이던 관객들에게 작은 실마리로 그 순간을 모면시키고. 한 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순간순간을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 영화여서 재밌었다. 영화중 모델인 ' 마틴 러브'로 나오는 '새프런 버로스'는 정말 늘씬하고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배우였으며 그녀의 반전도 볼만하다.
이 영화는 마치 최근에 보았던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의 액션을 연상시키는 아날로그식 전개가 흥미로왔다. 액션이라고 할 만한 것도 별로 없고, 아무런 새로운 무기도 없고, 심지어 스타뎀은 칼도 총도 없다. 은행으로 뚫고 들어가는 장면들도 정말 아날로그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잔인하며 물불을 가리지 않는 마피아같은 마이클 패거리와, 경찰, 그리고 '죽여도 좋다'는 정보국을 상대로 정말 어눌하고 허술하기 그지없는 집단을 데리고 은행강도를 성공한 후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정말 애를 쓴다. 아니 머리를 쓴다. 그의 기가 막히고 치밀한 계획은 때로 둔하디 둔한 아마추어인 동료에 의해 무뎌지기도 하지만, 작가는 존경받으며 지엄하기까지한 '영국 왕실의 마가렛 공주'의 스캔들 사진을 등장시킴으로써 스타뎀에게 협상의 무기를 준다.
너무 디지털로 둘러싸인 시대에 살아서일까. 가끔은 말도 안되는 조크를 주고 받는 (관객들은 들킬까봐 걱정되어 죽겠는데...) 이 어눌한 영국사내들의 영국식 억양도 정겹게 느껴진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두 날라다니는 시대에 직접 배우들의 손으로 발로하는 아날로그적 연기라 더 반갑다. 이 영화가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광고없이도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설명이 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오션스 일레븐'이나 '범죄의 재구성' '이탈리안 잡'과 유사한 영화라고 했지만, 난 오히려 최근 개봉한 007의 아날로그적 액션영화가 생각났다. 재밌었다. 그리고 신선했다. 가끔 생각날 것 같은 영화였다.
별 아홉개 (가끔 말 안되는, 답답한 영국식 조크때문에 별 한개 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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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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