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파란하늘
- 작성일
- 2008.11.23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 감독
- 민규동
- 제작 / 장르
- 한국
- 개봉일
- 2008년 11월 13일





프로모션 덕분에 이 영화가 한 때 보고 싶기도 하였으나 꽤나(?) 신랄한 리뷰들도 상당히 많아서 망설였다. 마침 '추적'이나 '눈먼자들의 도시' 같은 무거운 영화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가볍게 보려고 이 영화를 선택하였다.
한 마디로 '주지훈의 주지훈을 위한 주지훈의 영화'이다. 한 때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상한가를 누렸던 김재욱이 '마성 게이'를 연기하였지만 배역에 대한 해석이나 그 연기가 전혀 원작의 캐릭터에 미치지 못하였다. 왜 마성 게이인지 영화중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으니 원... 나머지 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리뷰어들이 왜 혀를 끌끌 찼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연기 잘하는 중년배우들 몇을 기용하였으나 스토리가 뮤지컬에서 거의 호러에 가까운 스릴러로 흘러가는 바람에 그 연기력을 빛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차라리 좀 더 가볍게, 툭 툭 치는 듯한 터치로 잘 생긴 꽃미남 배우들의 그 외모를 한껏 이용했으면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익숙하지도 않은 불어를 계속 어눌하게 해대는 배우들도 안타까웠고 알아듣기 힘든 케잌 이름 (나름 모두 불어식 발음?) 도 재미없었고. 어떤 평론가가 케잌만드는 장면들이 관객에게 상당한 정보를 준다고 했던 것은 사기였다. 나같이 베이커리에 관심많은 관객조차 이런 기분이었다면, 다른 관객들은 어떠했을까.
동성애로 여론의 한 몫 시선을 끌었지만 사실 영화 중에는 '딮 키스' 장면 하나도 없어서 '그 남자들의 사랑'이란 새로운 시도로 보아주기도 어려웠다. 동성애가 별로 주제인 것 같지도 않고. 게다가 배우들이 대체로 발음을 입안으로 내뱉는 편이어서 가끔 결정적인 대사를 놓쳐 스토리를 짐작으로 이해해야 하기도 했다. 게다가 정말 엉성한 마무리라니. 모든 관객이 '설마 영화가 이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있다가 갑자기 나오는 엔딩크레딧에 당황하며 일어서야 했다.
음악이라도 좀 잘 깔아주었으면 잘 생긴 주지훈과 음악만으로라도 참을만했을텐데. 그 점조차도 안타까웠다. 이 영화가 왜 이 정도 관객을 모으는지 이상할 정도이다. 사실 '007' '뱅크잡' 등을 보고나니 거의 매주 영화를 보는 편인 나같은 관객들은 보고 싶은 영화를 더 이상 찾기어려워서였는지도 모른다.
딱 한 가지 ―― 영화 보기 전에는 주지훈 팬이 아니었는데 이 영화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주지훈을 보고 나니 그의 팬이 되고 싶어졌다. 나중에 좀 더 깊이있는 연기로 멋진 영화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사실 별 7개도 정말 후한 점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애쓴 배우나 감독, 스태프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정말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이다. 다음에는 좀 재밌거나, 새로운 시도이거나, 짜임새가 훌륭하거나, 반전의 묘미가 있는 등, 좀 멋진, 볼만한 영화를 만들어 개봉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한국영화 보아주려고 애쓰는 관객들에 대한 영화인들의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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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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