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구 무스메 시절 고토 마키 양을 처음 봤을 때는 예쁘기는 하지만 어딘지 차가운 분위기에 애어른 같은 느낌이 나서 그다지 매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모닝구의 정보를 접할 수록 마키 양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데, 노래도 잘 하고, 아이 양과 쯔지 양을 비롯한 어린 멤버들을 대하는 걸 보면 성격도 무척 좋은 것 같고, 나름대로 연기도 잘 하는 만능소녀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웃을 때 모습은 정말 어린아이 같이 순수해서 팬이 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모닝구 무스메 졸업 소식에 상당히 놀랐었는데, 이제는 솔로가수로서도 상당한 입지를 굳힌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사진집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사진도 이십여장 있기는 합니다만 솔로 독립 후 2003년 상반기 솔로 투어 도중에 쓰여진 고토 마키 양의 에세이들과 어록들이 대부분입니다. 대략 1-2페이지의 가량의 짧은 에세이들은 마키 양의 어린 시절, 모닝구 무스메 시절,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과 솔로 가수로서의 이런 저런 이야기 등이고, 이곳저곳에서 말한 고토 양의 말 '한 마디'는 발언 배경 설명과 함께 나옵니다. 에세이와 명언들을 모두 합쳐 99개입니다. 저렇게 예쁜 소녀의 머리 속에는 대체 어떤 생각이 들어 있을까 궁금했는데, 무척 솔직하게 적은 글들 같아 읽으면서 조금은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마키 양 생일이 85.9.23일인데, 이 책 초판 발행이 2003.9.23일입니다. 읽다 보면 정말 18살 짜리 소녀구나 싶기도 한데, 마키 양은 관람차를 아직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다는데 관람차는 좋아하는 사람과 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남자들이 화장 안 한 여자가 좋다고는 하지만 자기는 절대 맨 얼굴을 남자친구에게 보여주지 않겠답니다. 셋째딸인 마키 양은 언니들과 나이차가 많이 나서 어릴 때부터 나이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었는데, 처음 모닝구 가입시절 멤버 교육을 담당하던 이치이 사야카 양으로부터 정중체를 사용하라고 얘기를 실컷 듣고 '와깟다'라고 했다는 얘기, 동고동락했던 모닝구 무스메에 지금도 애정이 많이 남은 듯 '하로 모닝' 보는 것을 놓치고 크게 아쉬워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아직 어린 소녀지만 역시 프로라는 느낌이 드는 대목들도 있는데, 고토 마키를 좋아해서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자신의 노래도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신을 동경해서 가수를 지망했다는 어린 소녀들을 보고 느끼는 묘한 감정 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모닝구 무스메 시절보다 솔로가 더 힘든지 모닝구 시절은 학예회 수준이었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실려 있는 사진 이십여장은 마키 양이 멋진 포즈를 취한 모습,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모습, 밥 먹는 모습을 비롯한 스냅샷 등인데, 정말 아름답고 귀엽고 깜찍합니다. 마키 양 팬이라면 매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