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북

풀잎유리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5.9.11
당신 없이도 나는 잘 지냅니다.
삼류 영화처럼 울며 지내지도 않고 하루종일 멍해 있지도 않습니다.
밥도 거르지않고 잘챙겨 먹고 아플땐 약도 혼자서 잘지어다 먹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지낼까하고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려다 주춤하지도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핸드폰을 들여다보지도 않습니다.
매일처럼 술을 마시며 지내지도 않고
속상하다고 담배를 더 많이 피우지도 않습니다.
친구들과도 당신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당신과 자주 가던 까페에 가서 멍청하게 앉아있거나
그곳에 당신과 함께 적어두었던 메모지를
몰래 꺼내 읽어보는 일도 없습니다.
당신이 좋아했던 커피가 무엇이었는 지도 잊었고
당신 좋아했던 꽃향기도 잊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탔던 버스를 잊은 지도 오랩니다.
그 버스의 맨 뒷좌석도 잊었고
당신 집으로 가는 길목도 잊었습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과의 추억이 하나도 생각 안나고
나는 당신 없이도 진짜진짜 잘 지냅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나는 진짜진짜 잘 지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