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넉넉
  1. 나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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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에

 

 

 

물은 희고 길구나, 하늘보다도.

구름은 붉구나, 해보다도.

서럽다, 높아 가는 긴 들 끝에

나는 떠돌며 울며 생각한다, 그대를.

 

그늘 깊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은 앞으로,

키 높은 나무 아래로, 물 마을은

성긋한 가지가지 새로 떠오른다.

 

그 누가 온다고 한 언약도 없건마는!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나는 오히려 못 물가를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놀이 잦을 때.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저/백시나 편저
천케이(구 티알씨) | 200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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