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라더〉   大師兄

        오랜만에 보는 홍콩 신작. 동시에 학원 學園 고교 영화다.

덕지 德智 고등학교의 F.6B반은 소위 문제아, 불량학생들이 모인 반이다.

그 반으로 새로 부임해온 담임 교사 진협 (견자단).

견자단이 평범한 선생님 역할이라니.

역시 특별한 사연이 있는 선생님이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에는 학교를 폐교하려는 깡패 세력과 결투하는 씬이 나온다.

역시 견자단은 기승전 액션 배우~.

그렇지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만큼

학교 이야기, 특히 6B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중요하게 나온다.

예전에 봤던 미셸 파이퍼가 주연한 데인저러스 마인드도 오랜만에 떠올랐다.

빈민가의 낙후된 학교 교실에서 주인공 선생님이 아이들을 사랑함으로써 변화하는 뭉클한 이야기.

견자단은 액션 배우 이미지가 강하지만

선하고 강한 담임 선생님의 역할에도 의외로 잘 어울렸다.

학교 얘기는 대만 영화가 강했는데

같은 중화권이어서인지 홍콩의 영화도 산뜻했다.

아이들 한명한명에 초점을 맞추고, 주 배경이 학교와 교실인 것 만으로

따뜻함을 유발하는 특유한 메리트가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이쁘다 이뻐’하는 심정이었다.

학교는 성적 하위권이면서 개발부지에 자리해서 폐교 위기에 몰린다.

자본주의, 경쟁주의에 밀려 폐교되려던 학교에서

진협 선생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노력과,

선생님들의 기다려줌으로 점차 마음을 열고 변화해가는 학생들을 보는 게 마음 따뜻했다.

요즘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한다.

주입식 교육, 성적 서열 매기기, 입시교육인 우리나라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어떤 작용을 할지 약간은 염려가 된다.

얼마전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김누리 교수라는 분이 독일교육을 강의한 걸 봤었다.

그때 우리나라 공교육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깊었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독일같은 교육, 성적 매기지 않는 교육, 대학이 서열화되지 않고 등록금이 거의 없는 것.

이런 게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어느 한, 두 사람 의식이 바뀐다고 나라 전체 교육이 바뀔까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신종 바이러스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학교 등교 연기가 언제까지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이런 계기로 우리나라 교육이, 김누리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획기적으로 바뀌는 일을 이룰 수 있을까.

영화는 그저 따뜻하고 이쁜

한 편의 학교 영화였지만

내내 교사, 학생, 부모, 교실이 비추는 화면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에까지 미치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학교라는 현장은 참 소중한 곳이고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도 아름다운 것이라는 걸.

한편의 홍콩 영화가 소소하지만 뚜렷이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역시 견자단은 멋있다.ㅎㅎ

 written byAs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