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오브 브라더스 10화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Aslan

공개여부
작성일: 2017.2.20

총 10부작중 마지막 10화의 제목은 <전역 점수>이다.

이지 중대(E 중대)는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전쟁의 막바지에 이르러 있다.

그런데 당시 제도 중에 ‘전역 점수’라는게 있었는데 당시 군, 병영 생활에서 일정한 점수를 획득해야만

귀향(歸鄕)하는 것이었다.

총 164명의 중대원 중 많은 이를 전쟁에서 잃었지만

서로의 전우애가 넘치는 중대에서는

마치 우리나라 군대 말년 병장들의 포스를 풍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게는 10화의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이 정말 전쟁의 잔인함과 허무함을 전달해주는 이야기로 와닿았다.

무슨 말이냐면 실제로 최전선에서 독일 나치들과 싸우는 장면이 하나도 있지 않았는데,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병사들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지는 것, 해이해지는 것 등의 모습을 리얼하게 드러내었기 때문이다.

2차 대전때 전사했다고 하면 적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장렬히 죽음을 맞이한 그런 장면들을 떠올리는게 일반인들일 것이다. 하지만 10화 <전역 점수>에서는 이제 곧 제대를 앞두고 나치들이 패전을 해서 마음의 빈 자리가 생겨난 젊은 병사들이 사소한 실수로 사고가 나서 죽고, 술마시고 욱해서 총질해서 희생자를 내는 것 같은 어이 없는 죽음들이 나온다.

어쩌면 그런 사실들이 더욱 전쟁의 비참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노르망디 전투, 수많은 전우를 잃은 적장에서도 간신히 살아남은 목숨이 전쟁이 실직적으로 끝나고 마무리짓느라 병력이 남은 상황에서 ‘실수’로 사망한다면 이처럼 허망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미 육군 101공수사단 506중대의 리처드 윈터스 소령이 화자가 되어 나레이션으로 작품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945년 8월, 오스트리아에서 상부의 지시만 기다리며 소일하던 이지 중대원들에게 상사가 다가와서 말한다. 트루먼 대통령이 일본 국왕(천왕)의 항복을 받아냈다, 라고. 즉,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여느 일상적 하루처럼 야구를 하고 있는 부대원들을 화면은 슬로우 모션으로 잡으면서 그들의 전쟁 이후, 그리고 현재를 담담히 알려줬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2001년 작품이니까 당시의 상황이다. 모두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살면서 그들은 계속해서 서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었다. 군대에 남은 사람, 사업가, 검사가 된 이, 평범한 농부, 잡역부로 살았으나 장례식에 1,600명의 조문객이 온 동료 등 인생 역정도 다 달랐다. 계속 군대에 남아 군인이 된 사람도 있고 한 명은 한국전에 참전하였다.

내게 더욱 감명깊게 다가온 것은 드라마가 모두 끝난 후 실제로 당시 생존해 있던 이지 중대원들의 인터뷰였다. 초로의 노인들이었으나 당시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전쟁의 참상은 많이 잊었지만, 이지 중대가 얼마나 용맹했는지, 전우애가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말했다. 그것을 말할 때 할아버지들의 눈은 청년만큼 초롱초롱했다. 마지막 참전용사의 말이 제일 인상깊었다.

손자가 물었죠. “할아버지는 전쟁 영웅이었어요?”

전 대답했어요.

“얘야, 난 전쟁 영웅이 아니란다.

단지 영웅들과 함께 싸웠을 뿐이란다.”

'주여 위로받기보단 위로하도록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도록
사랑받기보단
사랑 하게 하여 주소서.'

6화 벌지 전투 대사 중에서

http://blog.yes24.com/bohemian75

2017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