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가 왔네

Aslan
- 작성일
- 2020.5.2
동감
- 감독
- 김정권
- 제작 / 장르
- 한국
- 개봉일
- 2000년 5월 27일
사람들은 각자 향기를 갖고 있다고 소은은 말했다.
사람이 죽어도 그 향기만큼은 남고, 그 향기가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그렇게되면 향기가 영원할 수도 있는 거라고.
윤소은 (김하늘)과 지동희 (박용우), 선미와 인 (유지태).
다시 보면서도 과학적인 부분이 말도 안됨을 알았지만, 영화 <동감>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클래식과도 같은 작품인 것 같다.
김하늘과 유지태의 순수한 연기가 참 좋았다.
2000년 당시에는 어쩌면 배우들 자신들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뭘 모르고 그저 시나리오의 인물대로 젊음 그 자체를 발산하는 이런 부류의 영화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
2020년에 보니 <동감>은 필름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도 하고, 낯간지럽고 오글거리는 설정과 장면들로 그득했다.
하나같이 시트콤의 인물같이 바르고 고운 말을 하는 느낌? (웃음)
신비한 매혹이 있는 영화였다. 도대체 말이 안된다고 웅얼거리면서도 인물들에 빠져들게 되어 다음은? 다음은? 하며 따라가게 한다.
소은의 선택이 미련해보이기도 하고, 절친이었다 한순간에 연적이 된 선미가 얄미웠던 게 예전 심리였다면 이번에는 약간 달랐다.
우선 선미를 보면 다시 보니 그녀도 충분히 동희 (박용우)와 인연과 만남의 끈이 계속됐다.
혹시 소은이 울고 불고 둘 사이에서 진상이라도 몇 번 부렸다면, 혹시 선미가 홧김에 동희를 포기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소은이 인과의 무전으로 미래를 알고, 너무도 쉽게 동희를 포기하는 것을 물론 동희는 이유를 알 리가 없으니 그를 탓할 수만도 없을 터다.
동희는 열혈 운동권 선배였고 소은은 그 쪽과는 거리가 있었고.
활발하고 모험적인 선미가 동희와 학생운동을 공유했을 거란 생각이 이번감상에서 처음 들었다.
소은이 미숙한 사랑을 했던 걸까?
‘인’과 마지막 햄 무선에서 ‘끝까지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던 그녀.
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꼭 끝까지 가보는 사랑만이 최선의 사랑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새삼 느꼈다.
영화는 끝까지 뭔가 ‘유치한’ 사랑영화로 막을 내린다.
유치하다는 거 부정적 의미로만 쓴 거 아니다. ㅎㅎ 난 오래된 한국영화 팬이니.
예컨대 ‘클래식’, ‘8월의 크리스마스’ 뭐 요런 멜로 영화들을 격하게 아끼는 마음 잃지 않았다.
그냥, 저 때의 유지태, 저 때의 김하늘이 다 너무너무 좋다.
문득. 깊숙이 순수하면 그게 독한 거 아닐까 하는 궤변같은 문장이 떠올랐다.
독한 게 순수한 건 아니지만 뼛속깊이 순수하면, 오랫동안 바보같이 순수하면 그게 독한 게 아닐까 하는.
그 지독한 순수함이 필자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끝까지. 손발 오그라듬을 고수하는 20년전 <동감>은 추억의 한 페이지를 이렇게 넘기면서
이제는 진짜 작별을 고하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영화 공간 한 자리로 들어가버렸다.
안녕. 사랑스러웠던 <동감>.
예쁘고 고운,
이유를 설명할 수 없게 동감하게 한 마지막 그리움을 안고 잘 가거라!
a s l a n
임재범 너를 위해 OST
< width="544" height="306" title="NaverVideo" src="https://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1D7936E298DE77E661240911B1A8BFA391D4&outKey=V12109766649678e5815eda0b300a64198f86df32251a482f7e77da0b300a64198f86" frameborder="no" allow="autoplay; gyroscope; accelerometer; encrypted-media">>
- 좋아요
- 6
- 댓글
- 4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