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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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화양연화 (1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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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lan

홍콩 배우 장만옥 스토리 - 왕가위 영화를 중심으로


by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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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옥
최근작 : 2046


왕가위 영화 속의 장만옥

우연치 않은 인연으로 필자는 왕가위 영화 속의 장만옥이라는 주제로 왕가위 작품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먼저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살펴보면 <열혈남아>(1988), <아비정전>(1990), <동사서독>(1994/5), <중경삼림>(1994), <타락천사>(1995), <해피 투게더> (1998), <화양연화>(2000)가 있다.  이 중 장만옥이 출연했던 작품, 즉 <열혈남아>, <아비정전>, <동사서독>, <화양연화>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왜 장만옥인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그녀는 홍콩의 여자 배우를 대표하고 있다. 지난 5월 칸느 영화제에선 (프랑스 영화긴 하지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만옥은 왕가위 감독(이하 왕가위) 영화에 있어 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즉 페르소나(persona)인 여자 배우이다. 왕가위 감독의 악명높은 연출 스타일 - 즉흥적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을 잘 참는 것으로 보아도 장만옥은 왕가위와 잘 맞는 듯 하다. 왕가위 영화는 항상 ‘사랑’ ‘연애’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많은 식자들이 그의 형식미에 치중하여 얘기하고 여성 캐릭터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장만옥은 평범한 캐릭터에서부터 지적이고 때론 희생적이기까지 전형적인 동양 여성을 체현해 왔다. 그녀 자신이 바로 홍콩의 여성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왕가위 작품 속에서 장만옥은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열혈남아>에서 '소화‘는 깡패를 사랑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다. <아비정전>에서는 바람둥이와 사랑하고 실연당하지만 꿋꿋이 이겨내는 모습으로 나오고, <동사서독>에서 역시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다 구슬프게 죽어가는 여인으로 출연한다. 단지 <화양연화>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뒤에서 더 얘기하겠다)



 ( <열혈남아>의 장만옥과 상대 배우 유덕화)


 


<열혈남아>에서 소화의 사랑은 영화 속에서 양념처럼 여겨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당시 영웅본색 류의 홍콩 느와르의 영향으로 남성들간의 의리가 강조되어 가려졌기 때문이다. 잘 알려졌듯 이 작품은 버전이 2가지이다. 한국과 홍콩판에서(해피 엔딩) 유덕화(‘아화’)는 ‘식물인간’(정신지체 라고 하기도 뭣하고 용어가 적절치 않음)이 되고 장만옥은 그럼에도 그를 사랑한다는 설정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빗나간 의리라 할 것이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항상 비슷해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영화를 촬영 두가풍, 미술 장숙평과 함께 하여 완벽한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왕가위의 작업 스타일이 너무도 불규칙하여 그러한 팀웍이 기이해보이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아비정전>은 이제 비로서 장만옥의 큰 아름다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작품인 것 같다. 장만옥은 홍콩에서 태어나 서양에서 유학했고 미스 홍콩에 뽑혀 성룡의 영화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첨밀밀>같은 왕가위와는 또 다른 스타일의 수작과 그 밖의 홍콩의 평범한 장르 영화들에 출연했다. (총 75여편)

장만옥은 <폴리스 스토리> 등 초창기에는 전형적인 홍콩의 시끄러운 아가씨 역할을 도맡아 했는데 지금 보면 여성 비하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상업 영화의 한계겠지만... 홍콩의 대부분 배우들이 그렇듯 다작을 거치면서 연기자들의 연기도 일취월장하는데, 특히 장만옥은 왕가위 감독을 만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진가신 감독의 최고의 멜로 영화 속 장만옥)


 


<동사서독>은 <중경삼림>과 <타락천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전반적으로 구성이 복잡해서 우리나라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었다. 왕가위 영화의 전매특허 중 하나인 내레이션이 이 영화에서도 쓰였다. 하지만 장만옥의 사랑은 너무도 모호하고 희생적이다. “갖지는 못해도 잊지는 말라”라던가 “사랑도 변한다”는 대사가 롱테이크로 나오는데, 몇 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왕가위 영화에서 해피 엔딩은 <해피 투게더>와 <중경삼림> 정도이다.

2000년작 <화양연화>는 장만옥의 의상과 고혹적인 모습으로 많은 이에게 각인되어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우리가 1960년대 홍콩의 시간과 공간으로 뛰어든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은 소품서부터 영화의 색채와 조명은 너무도 아름답다. 양조위의 뛰어난 연기는 장만옥과 더불어 훌륭한 앙상블을 이뤘다. ‘음식’이 매개되어 첸 부인(장만옥)과 챠우(양조위)의 관계 형성에 큰 역할을 하는데 홍콩이 음식의 천국임을 생각하면 수긍도 간다. 하지만 어딘가 이 영화도 알 듯 모를듯한 정서들이 있었고 장만옥이라는 배우 또한 그런 느낌에 일조를 한다. 왕가위의 영화는 형식미가 뛰어나면서도 그 속에 배우들의 연기도 잘 녹아있어서 무언가 석연치 않아도 그것을 말하기가 두렵다.


왕가위를 논하면서 ‘음악’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가장 대중적인 작품 <중경삼림>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무엇인가를 동경하는 젊은이들을 대변한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 <중경삼림>이다. 홍콩 영화의 어딘가 저질스럽다는 이미지를 단번에 바꾼 영화.


 



(정말 최고의 비쥬얼...ㅠ 동사서독과 더불어 장만옥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1997년 홍콩 반환의 불안함은 <타락천사>에서도 읽혀진다. 일련의 ‘도시 영화’이기도 한 이 연작들에는 국제적인 도시 홍콩의 모습이 적확히 묘사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무역도시이자 동남아시아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도시 국가 홍콩. <화양연화>에서 첸 부인이 무역회사에 다니고 차우는 싱가폴로 가며 후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으로 영화가 끝을 맺는 것이 단적인 모습이다.
<해피 투게더>는 동성애를 하는 남자들간의 이야기이지만 왕가위의 메시지는 남녀간의 사랑과 동일하다. 제50회 칸느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은 나지막히 읊조린다. “내 옆에 자리가 있다고 한다면 내게로 올 건가요?” 아니 어쩌면 <아비정전>에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장만옥의 캐릭터는 비슷하다. 이것은 단지 수동적인, 또 아시아적인 여성의 심리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가오는 사랑앞에서 확실히 거부하지도 않으면서 사랑할 여지를 주는. 하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며 “저렇게 맺고 끊음이 없어선 안된다”라고 중얼거리는 나만큼은 현실에선 이를 시행해야 할텐데...^^
왕가위 감독의 신작 <2046>에서 장만옥은 특별출연(카메오)을 한다고 한다. <중경삼림>의 왕정문과 중국의 신성 장쯔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아름다운 영상만큼은 안봐도 예상된다.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그는 변함없이 ‘사랑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한때 왕가위는 하나의 문화현상이었다. 이와이 순지 감독, 무라카미 하루키 등과 더불어서 특유의 감성이 아시아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46

지금 홍콩 영화는 확실히 정체기라고 한다. <무간도>의 진혜림 외에는 이렇다할 홍콩의 여자배우는 이제 사라진 것 같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과거엔 임청하, 왕조현, 양채니 등 다채로운 여자배우들이 빛을 발했었는데...홍콩(홍콩 차이나)의 현재 모습과 비슷해서 아쉬움도 큰 것 같다. 97년 이후로 홍콩 그리고 홍콩 영화는 우리들의 기억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 중국 대륙이 하루하루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영화 산업도 빠르게 흡수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물론 내부에서 보는 것과 외부에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콩 영화, 특히 왕가위표 영화들은 우리(한국)관객들이 홍콩을 보는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분명히 했었다. 그래서 지금 왕가위 영화를 기억하고 분석하는 것은 그의 신작을 기다리면서 할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이고 또한 필요한 작업이 아닐까 한다.
또한 왕가위 영화속에서 장만옥은 조금은 물신주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묘사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동사서독>의 롱테이크 클로즈업에 일부 팬들이 거부감을 느낀다. 하지만 왕가위는 <2046>에서 장만옥 촬영분을 대량 삭제했다고 한다. 추측은 여기서 멈춰야겠다.




( <2046> 감상 전의 글입니다 :-) )


10월 리뷰


http://blog.yes24.com/bohemian75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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