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an
  1. 영화가 왔네

이미지

영화 정보
소원
감독
이준익
제작 / 장르
한국
개봉일
2013년 10월 2일
평균
별점8.2 (0)
Aslan

한 달 전 감상하고 리뷰도 올린 <블라인드 사이드>를 볼 때가 떠올랐다. 그저 주인공들의 표정, 태도, 몇가지 대사들과 상황만으로도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던 경험. 입양된 흑인 가족과 그 백인 가정이 진정으로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줬던 그 작품을 만난 것이 좋았었다.



 


그런데 <소원>은 실제 가족의 이야기이다. 어린아이가 나와서 자극을 받아 감동받은 것이 아니다. 소원이의 연기가, 그 표정과 마음의 표현들이, 순진한 것도 아니고 과장된 것이 아닌 모습을 보여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가 내리던 학교 가던 길 아침에 소원이는 낯선 아저씨한테 끌려가 끔찍한 폭행을 당한다. 그 일로 생사를 오 갈 정도로 다친 소원이는 장기를 들어내고 인공 항문을 평생 사용해야 하는 치명적인 아픔을 당했다. 청천벽력과 같은 사건을 겪은 단란한 부부였던 동훈(설경구)과 미희(엄지원)는, 생업을 포기하고 아이를 병 간호하며, 몸은 물론 마음에 그리고 정신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딸 소원이를 예전처럼 평범한 아이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기 시작한다.


 



 


정말, 눈물 종합 셋트였던 것 같다. 같이 본 사람도 가끔씩 눈물을 훔치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앞 뒤 좌우 주변에서 훌쩍임과 한숨 소리들이 영화 상영하는 내내 들려 왔다.



 


주인공 아빠, 엄마처럼 분노하고 억울해서 눈이 충혈되고, 아저씨가 우산을 씌워달라고 해서 선뜻 씌워준 선의가 무참한 결과로 돌아와 슬프고, 피도 눈물도 없는 언론사들의 신상 털기적인 취재 행태가 싫고, 주인공 친구 부부로 나오는 배우들의 진정성있는 연기가 설득력과 공감대를 자아 냈다.



 


얼마전 본 미국 인디 영화에서, 종말이 다가와도 일상을 웃음으로 영위하던 가정부 에피소드에 잔잔한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준익의 <소원>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은 소소한 장면이 있었다. 소원이가 절대절명의 위험한 순간을 거치고 나서, 심신의 치료를 이어갈 때 '코코몽' 캐릭터 인형으로 실어증에 걸린 소원이를 즐겁게 해주는 씬이 있다. 거기서 코코몽 인형 탈을 대여하는 것이 수십만원에서 백만원대 비용이 들었는데, 어떻게든 대여하려고 흥정하던 동현(설경구)에게 사장이 자기가 안쓰는 낡은 인형이라며 다 쓰고 돌려주시라고 하는 장면.


그런게 장사하는 사람 처지에서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데, 필자는 그런 평범한 듯한 에피소드가, 다른 대단한 이야기보다도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단연 이준익 감독의 절묘한 연출력에 있는 것 같다. <라디오 스타>에서 연예인-매니저를 뛰어 넘어 인간적인 관계를 뭉클하게 묘사했던 그의 장기는, 신파라고 할 수도 있는 진한 휴머니즘적인 면을 원숙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몇 년동안, 자식이 어떤 피해를 당해 들끓는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가 꽤 나왔는데, 그처럼 분노심과 사법 체계의 맹점으로 인한 제2, 제3의 고통을 받는 피해자 가족의 스토리도 빠짐없이 리얼하게 나온다.



 


아마 대부분의 관객이 관찰자 시점일 것이기에, 주인공의 주변 친구, 지인들의 역할이 어쩌면 오히려 더 가장 시사점을 던져 주는 게 이러한 장르, 소재 영화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라미란과 김상호의 태도와 대사들은 그동안 같은 내용의 영화들 중에서 제일 와 닿는 연기여서 더욱 영화에 빠져들 수 있었다.


 




 


소원(이레 아역배우)이가 나중에 엄마에게 귀여운 동생이 태어나고, 그 아이의 옆에서 "너, 태어나길 잘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마음을 안심시켜 주는 엔딩이었다.


 


집 안으로 햇살이 가득 번져 들어오는 가운데, 아빠는 롯데 야구 경기를 보는데 빠져있고, 엄마는 아기를 돌보는 속에서 소원이가 일상적인 새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무척 희망적이었다.


평소에 희망이란 말만큼이나 좋아하던 단어, '소망'. 그것을 제시하는 결론이 마음에 들었고,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아끼는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http://blog.yes24.com/bohemian75


9.29~ 10월 5일 주간mission 리뷰


 






 


이준익 감독의 반가운 복귀작


<소원>


리뷰


 




 


by은령써니 리뷰어



 


좋아요
댓글
7
작성일
2023.04.26

댓글 7

  1. 대표사진

    아르뛰르

    작성일
    2013. 10. 6.

  2. 대표사진

    Aslan

    작성일
    2013. 10. 7.

    @아르뛰르

  3. 대표사진

    jY

    작성일
    2013. 10. 8.

  4. 대표사진

    Aslan

    작성일
    2013. 10. 9.

    @jY

  5. 대표사진

    한마루

    작성일
    2013. 10. 10.

Aslan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3.9

    좋아요
    댓글
    1
    작성일
    2025.3.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2.28

    좋아요
    댓글
    3
    작성일
    2025.2.2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2.2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2.28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4.21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4.2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4.24
    좋아요
    댓글
    75
    작성일
    2025.4.2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4.21
    좋아요
    댓글
    156
    작성일
    2025.4.2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