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부린이
  1. 2012년 부키

이미지

최근 몇 년 사이 캠핑족이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캠핑 인구만 100만 명이며 국내 캠핑용품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으로 계속 성장 추세에 있습니다. 또 야외에서 잠 자는 수준이던 캠핑 문화 또한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는 단계로 진화했고, 캠핑 장비도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요. 샤워와 수도, 전기시설까지 갖춰진 곳이 전국적으로 100여 곳에 이릅니다. 이렇게 캠핑족이 증가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5일 근무라거나 오토캠핑장의 증가했다거나 1박 2일 등 여행 관련 프로그램의 영향 등 누구나 짐작할 법한 이유 말고 진짜 숨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에서 찾아보세요. <편집자 주>


 


40대 남성이 캠핑에 열광하는 이유


 





캠핑족 증가의 일등 공신은 40대 남성들이다. 4050세대는 어릴 적에 친구들과 야외에 텐트를 치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반면 2030세대는 리조트 세대다.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의 특성상 자녀가 어린 40대 남성 가장이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대개 40대 남성들은 10년 이상의 직장생활로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데다 초등학생 정도 되는 자녀가 있어서 자연 학습이나 생태 학습 등 체험 학습에 데리고 다닐 때다. 그런 이유 때문에 40대 남성이 캠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워커홀릭이던 선배 세대와 달리 요즘 40대는 가족의 중요성을 잘 알고 가족과 함께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40대 남성들은 실직과 건강 이상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런 두려움 앞에서 믿을 수 있는 건 가족뿐이니 가족과의 유대감을 쌓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 특히 야외에서 직접 텐트를 치고 장작으로 불을 지피고 고기를 굽고 밥을 하는 등 의식주를 해결하는 아빠의 모습에 아이와 아내는 가장의 권위와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게다가 캠핑을 가면 텐트가 다 고만고만하다.


평소 누구는 큰 평수에 살고 누구는 작은 평수에 산다며 집 크기로 비교당하기 일쑤인데 이건 가장으로서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런데 캠핑을 가면 다 비슷한 사이즈의 텐트에서 지내니까 일시적으로나마 그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집이나 살림살이 규모와 재산으로 비교하지 않을뿐더러 캠핑장에선 모두 같은 공간, 비슷한 크기의 텐트에서 생활하므로 사회적 현실을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좀 더 비싼 장비를 갖춰 비교우위를 점하려는 사람들도 있어서 캠핑용품업체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중이다. 시쳇말로 캠핑을 제대로 가려면 장비 구입에 1000만 원을 써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큰돈이긴 하지만 좋은 차나 좋은 집을 사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캠핑 열풍은 팽배하는 개인주의에 대한 반발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금의 40대는 5060의 기성세대처럼 보수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2030세대처럼 진보적이거나 개인주의적이지도 않다. 과도기이자 중간 세대로서 두 가지 속성을 적절히 유지하려고 한다. 40대에게 가족은 지켜야 할 문화이기 때문에 가족 문제에서만큼은 개인주의가 아니라 기성세대와 같은 집단주의를 지향한다. 하지만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수직적 위계구조가 아니라 같이 어울리는 수평적 관계이다.


 


또 캠핑은 새로운 집단 문화를 형성하며 관계를 맺는 데에도 유용하다. 지인의 가족과 캠핑장에서 만나기도 하고, 캠핑장에서 처음 만난 가족과 친하게 지내기도 하는 등 캠핑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다. 이것이 40대 남성 가장들에겐 재미를 주는 동시에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2030세대가 SNS로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면 40대 남성 가장은 캠핑을 통해 가족의 유대를 다지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도 한다. 결국 캠핑도 소셜네트워크 도구 중 하나인 셈이다.


 


하지만 40대 남성의 가족주의에서 촉발된 캠핑 트렌드가 앞으로 전 연령대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지금의 40대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소멸될 수도 있다. 초등학생이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공부하고 학원 다니고 친구들을 사귀느라 아빠 따라 캠핑을 가고 싶다는 욕구가 크게 꺾일 것이다. 아이가 빠지는데 아내가 따라가겠는가. 세상에서 여성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텐트에서 자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지금의 2030세대는 나이를 먹어 40대가 되어도 결혼을 안 하거나, 아이와 어릴 때부터 살갑게 지내면서 가족 간의 유대를 돈독히 쌓고 잘 놀아 주는 아빠의 역할을 할 것이므로 굳이 캠핑을 갈 이유가 없게 된다. 현재의 40대 남성 가장이 촉발시키고 확산시킨 캠핑 트렌드에 한계가 올 수 있는 것이다.


 


-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 본문 발췌 재구성


 


 








라이프 트렌드 2013


김용섭 저
부키 | 2012년 12월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부린이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0.3.3

    좋아요
    댓글
    21
    작성일
    2020.3.3
  2. 작성일
    2020.2.27

    좋아요
    댓글
    14
    작성일
    2020.2.27
  3. 작성일
    2020.2.25

    좋아요
    댓글
    14
    작성일
    2020.2.25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5
    좋아요
    댓글
    194
    작성일
    2025.5.15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6
    좋아요
    댓글
    170
    작성일
    2025.5.1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5.14
    좋아요
    댓글
    89
    작성일
    2025.5.1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