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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m
- 작성일
- 2023.7.31
1cm+me 일 센티 플러스 미
- 글쓴이
- 김은주 저
허밍버드
1cm+me(일 센티 프러스 미)/글·김은주 그림·양현정/출판사 허밍버드
절체절명의 순간은 아니더라도 각본처럼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지인이 뾰족한 어투에 깔린 감정을 애먼 사람인 나를 해우소처럼 이용할 때 우울했다.
대나무숲도 없는 내가 의지할 데라고는 책 뿐이었다.
무심코 펼친 책이 나에게 말을 전했다.
“그건 네 탓이 아니야. 그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니까 받지않으면 돼.”라고.
김은주 작가의 1cm시리즈는 초면이다.
12개국 100만 독자가 사랑하는 밀리언 셀러 작가라는데 나는 모르쇠 독자였다.
이 책을 만났으니 이제 나는 김은주 작가의 독자다.
조금씩 자기확신이 줄어들어 우울감이 물들어갈 때 바쁘게 해야했던 서평단 신청을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1cm+me라는 책의 서평단 소식을 들었다.
[매일 더 나은 1cm의 나를 찾는 그리에이티브한 여정]이라고 한다.
[내 인생에 더하고 싶은 1cm의 를 찾아서]라는 소제목에 끌렸다.
흐릿해지고 작아지는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신청한 서평단이었다.
그리고 블로그를 쉰다는 공지를 올리면서 진짜로 쉬기 시작했다.
인생은 계속 달려가는 것이지만 가끔은 쉼으로인해 기운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없는 달리기는 있을 수 없다.
쓴 약처럼 읽고 싶었다.
달콤한 말에 유혹되어서 공갈빵같은 기운을 품고싶지 않았다.
목차는 비행기 티켓의 형태다.
출발은 Me로부터 도착은 CONNECTING을 시작으로, BREAKING,FINDING,LOVING,RELAXING 그리고 DREAMING까지다.
나를 만나서 깰 것은 깨고, 찾을 것은 찾고, 사랑하고, 쉬었다가 꿈을 꾸자는 거다.
내게 온 “1cm+me”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이거, 이거 화려한 삽화로 휘리릭 할 책이군.”
실망감 50%와 휴가다운 책 50%라는 마음으로 한번 읽었다.
p.16~17에서 마음이 섰다.
“앉은 자리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없다.”
앉은 자리에서 “이거 하고 싶어, 저거 하고 싶어, 이렇게 살고 싶어, 저건 꼭 할거야.”꿈만 꿨던 시간들이 휘리릭 지나갔다.
새로운 풍경을 보지 못했던 것은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일어서서 움직이고 배경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읽어 냈을까 생각이 나지 않았다.
1회 완독으로 남은 것은 “배경을 바꿔야 하는 것은 나”라는 사실이었다.
블로그를 쉰다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이 나의 주머니에서 짤랑거리는 것이었다.
마음만 굴뚝이고 연기를 피울 생각은 하지 못했던 나는 마침내 땔감을 아궁이에 넣었다.
유튜브를 열어서 스케치를 영상을 매일 두 세 개씩 봤다.
매일 손근육을 풀어야 한다는 이기주님의 말대로 줄을 긋고 긋고 또 그었다.
박스를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렸다.
미니 스케치북의 절반을 넘겼다.
그리고 다시 “1cm+me"를 펼쳤다.
p.22에서 만난 글 때문에 또 섰다.
“내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
나에게 다정한 사람
나와 유머 코드가 잘 맞는 사람
같은 흥미와 비전을 가진 사람,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만났더니
나는 수다가 늘었고, 어깨를 펴고,
유머러스하고, 두 눈이 반짝이는 사람,
온화한 사람이 되었다.
훨씬 더 내 마음에 드는 내가 되었다.”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말할 때 왜 내가 위축되는지 알았다.
“너,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옛날에는 안그랬잖아.”
달라진 내 평판이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나를 대하는 사람에 따라 내 진심이 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마음이 가장 편하고, 내가 가장 나답고, 내가 가장 힘이 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나는 수다가 늘고, 어깨를 펴고, 유머러스하고, 두 눈이 반짝이고, 온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 내가 좋아서 나는 인간관계를 좁혔나 보다.
나를 사랑하려고.
2회 완독하는 동안, 나는 아이패드를 꺼내서 빨간고래님의 책을 1회 완독했다.
그러는 동안 스케치를 하는 즐거움이 커져서 사방팔방 소실점을 찾아댔다.
“1cm+me"가 어느 새 서적점을 치는 기분으로 내 가슴안에 들어오는 글귀를 찾으려 했다.
휴가가 끝나간다.
서평도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세 번째 글귀는 무엇이 될지 궁금해졌다.
워크북에 첫 그림을 그렸다.
새로운 환경을 위해 벌떡 일어선 나를 남기고 싶었다.
스케치를 연습한 보람이 있다.
자신감 넘치는 내 모습같아서 흐뭇했다.
그리고 세 번째 완독을 위해 책을 펼쳤다.
p.96은 나쁜 상상력이라는 소제목으로 짧게 쓰였다.
“새로운 놀잇거리가 아닌
새로운 걱정거리를 만드는데
자신의 상상력을 사용한다면
당신은 어른이 된 것이다.
상상 이별, 상상 실패, 상상 질병, 상상 새드 엔딩, 상상 낙방
상상 고통들을 멈출 것.
나를 괴롭히는 것은 대부분 현실보다 상상이다.”
처절하게 공감한다.
우리의 96% 걱정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라고 하지 않던가!
상상만큼 독한 악마도 없다.
상상이 커지면 망상이 되어 벗어날 수 없는 아집이 된다.
“무조건 그렇다니까!”를 외쳐대는 어른이 된다. 일명, 꼰대.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닫으면 그때부터 동심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동심은 아이들의 마음이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말한다.
우리의 상상이 현실을 전쟁터로 만들도록 놔두는 어리석음을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했다.
상상은 좋은 일에만 쓰기로 한다.
생각, 감정, 행동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1cm보다 더 커지고 크리에이티브해졌을 거라고 믿는다.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나 할까!
외국어를 하나 배우면 친구가 그만큼 많아지고, 운전을 배우면 세상이 그만큼 넓어진다고 했다.
골라낼 문장을 길어달라고 우물의 두레박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4회 완독일 때는 무엇을 길어낼지 나 자신조차 무척 궁금하다.
한번에 하나씩 할 수 없을 때에는 한번은 쉬고, 한번만 가도 좋다.
쉴 때마다 셀프 쓰담쓰담을 하자.
누가 뭐래?
그러든가 말든가.
아님 말고 정신으로.
그건 니 생각이니까 나는 내 생각대로 해 볼게라고 용기를 내자.
덧붙이자면,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서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되었을 때 우리모두 탄식했다.
“아~ 왜? 그냥 지금처럼 놔두면 안되나? 이제와서 굳이?”
설왕설래 인간들은 말이 많았지만 정작 명왕성이 받은 타격은 제로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탄복을 했다.
세상 사람들은 의외로 우리에게 관심이 없지만 알고보면 나도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관심이 없다.
오직 나와 내 주변을 지켜주는 별같은 사람들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아~ 명왕성,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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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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