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쌈박한 영화리뷰

시월사일
- 작성일
- 2009.9.21
애자
- 감독
- 정기훈
- 제작 / 장르
- 한국
- 개봉일
- 2009년 9월 9일
@ 연출, 각본: 정기훈
출연: 최강희, 김영애, 김재만, 최일화, 배수빈 등
카피도 그렇고 짤막한 예고편을 봐도 그렇고 하염없이 슬플 것 같아 그닥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그래도 엄마가 보고싶다니, 볼 수 밖에!?
위에도 말했듯이 무작정 슬프기만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난 요소가 많았다. 최강희가 연기한 역할이 참주인을 잘 만난듯 어긋설기한 부분 하나없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워 더 재밌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그동안 보아온 배우 최강희의 연기 중 일품.
저렇게까지 악다구니에 바친듯 세상을 살아가야하나 싶은 두 모녀. 성격이 너무나 닮았기에 자매가 싸우듯 늘 투닥거리고 볼멘소리하고 한 번 싸우면 5년은 안보고 살만큼 서로에게 모질게 군다. 그래도 엄마와 딸. 남편이 알지 못하는, 아들이 알아주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딸과 엄마의 관계니 언제 싸웠냐는듯 살갑게 지낼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참 많은데,
그 중 두 가지만 꼽는다면
엄마의 귀엽고 애잔한 마음이 묻어나는 메모지가 딸 주머니 속에서 톡 튀어나온 장면과
모녀가 노트북으로 대화를 나누던 장면.
노트북 장면은 가히 최고다. 엄마와 노트북 한 대씩 사이좋게 나눠갖고 싶을만큼 사랑스러운 모습.
징징짜는 것 싫어하는 사람도
징징짜는 것 못지 않게 많이 웃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될테니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 이 리뷰를 쓰면서 생각난 건데 '애자' 이름은 한자 '사랑애'에 미자 순자 영자처럼 여자 이름 끝자에 많이 쓰는 '자' 를 합쳐 만든 이름이 아닐까? 겉은 도자기 그릇처럼 투박해도 마음씨는 너무나 따뜻한 딸이니까.
*tip: 씨네 21 정기훈 감독 인터뷰 중 발췌
-<애자> 같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었나.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허진호 감독님 영화도 무척 좋아하는데,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리모컨 두고 싸우는 장면 있지 않나. 실은 <애자>에서 텔레비전 보면서 엄마와 딸이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 그걸 생각했다. 앞으로도 내 영화는 그런 이야기쪽으로 가지 않겠나 싶다. 그런 게 영화계에서 한 부분 있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애자>가 신파나 통속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나로서는 일상을 다룬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일상을 다루는 방법적인 면에서 관객의 눈물을 뽑기 위해 작위적인가 아닌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작위적이지 않으면서 눈물 흘리게 하는 방법이 있을 거다. <애자>에서 그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보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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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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