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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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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엄마의 감정 연습
글쓴이
박태연 저
유노라이프
평균
별점9.5 (17)
위풍당당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물질적인 풍요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정서적, 감정적 보살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백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요즘에는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이나 행복감 등 감정과 정서를 포함한 정신적 건강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처음 <엄마의 감정 연습>이란 책을 봤을 때, 우리가 다른 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공부하고 연습을 하는데 왜 유독 감정을 표현하고 연습하는 일에는 그다지 무관심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딸과 엄마는 매우 친밀하고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뭔가 특별하고 애틋한 감정 그런 게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엄마의 감정에 얼마나 공감하며 엄마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엄마의 감정 연습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연습할 수 있는지, 내가 엄마의 마음과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는 없더라도 그 마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심히 책을 읽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엄마의 감정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엄마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엄마도 분리불안을 겪는다



 



보통 분리불안하면 우리는 흔히 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런데 엄마도 분리불안을 겪는다고 한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는 엄마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려고 하는데 엄마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딸이 자신과 분리되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며 분리불안을 겪는다고 한다. 가쿠바리 게이코는 엄마의 분리불안에 관한 논문에서 “엄마는 아이와 분리되어 있을 때 아이가 잘못될까 봐 불안하지만, 아이에게 의존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의 안전에 대해 불안을 느껴 걱정하면서도 자녀를 의지할 대상으로 느낀다.”(p.22)고 말하였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고 세상 모든 난관도 다 극복하며 해결해 나갈 것만 같은 엄마가 아주 작고 어린 아이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며 그와 분리될 때 불안한 마음을 느낀다고 생각하니 엄마도 결국은 한없이 약하고 여린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동안 아이들의 분리불안은 생각하면서도 엄마의 분리불안은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건 아마도 엄마는 강하다며 모성애를 앞세워 책임감을 짐 지운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낸 편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들과 만나 영화도 보고 술도 한 잔 하며 귀가 시간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항상 핸드폰을 울리던 엄마의 전화벨이 나의 늦은 밤 무사 귀가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기인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슬퍼진다.    



 



가족 사이에도 필요한 심리적 안정 거리



 



사람마다 관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달라 사람마다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적 거리도 다르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느끼는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를 ‘바운더리(Boundary)'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에 아이가 형성한 애착 관계는 바운더리를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어떤 바운더리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 인간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바운더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바운더리의 종류 및 특징 (p.42-45)























종류



특징



경직된 바운더리



(Rigid boundary)



상대방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오면 불편함을 느낀다.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방어하며 타인을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모호한 바운더리 (Vague boundary)



상대방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도 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과 타인을 분리하지 못해서 타인의 일을 자기 일인 양 깊게 관여하거나 반대로 상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도 한다.



적응적인 바운더리 (Adaptive boundary)



나와 타인을 구분 짓고,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바운더리를 알고 타인과의 일정한 거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칼릴 지브란의 글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건강한 바운더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 공감하게 된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으니.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



랄 수 없으니.       



- 칼릴 지브란 



 



시련에 대처하는 자세



 



우리는 살아가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과 대면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슬픔, 우울,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견디게 하는 힘은 ‘회복탄력성(Resilience)'에서 나온다. 회복탄력성은 위기와 역경 속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여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 즉 역경을 기회 삼아 헤쳐 나가는 긍정적 힘(p.51)을 말하는데 긍정성과 사회적 지지, 유연한 사고를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p.53)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삶의 상처를 안게 된다. 과거의 아팠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마음의 근육을 단단히 키우고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불안의 근원지는 애착에 있다



 



애착 이론의 창시자인 영국의 정신과 의사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애착’을 부모와 자녀처럼 서로 밀접하고 가까운 사람 사이에서 나타나는 ‘연속적인 정서적 유대관계’라고 정의했다. 애착은 아이가 태어나서 만 3세 이전까지 양육자와 관계를 맺으며 형성되는데 애착을 통해 아이는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된다(p.61-62)고 한다.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에 엄마가 아이를 키우지 않거나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 않게 되면 아이는 엄마와의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양육자를 변경하거나 양육자로부터 아이를 분리하게 되면 아이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감에 시달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한다. 



 



에인스워스의 ‘낯선 상황 절차 실험’을 통해 본 애착 유형 (p.68-69)





























애착의 유형



아이의 특성



안정 애착



안정형 애착



엄마가 사라지면 잠시 불안해하다가 다시 돌아오면 안정을 되찾고 놀이에 집중한다.



불안정 애착



회피형 애착



엄마가 방에서 사라지든 돌아오든 놀이에만 집중한다. 겉으로는 동요하지 않는 듯 하지만 심장박동수가 올라가는 등 신체적으로는 불안한 반응을 보인다.



양가형 애착



= 불안형 애착



 



엄마가 떠날 때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고 엄마가 돌아와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화를 내거나 자신을 안으려 해도 거부하는 양가적인 모습을 보인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실망하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혼란형 애착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 얼어붙은 것처럼 굳은 표정을 보이거나 멍한 모습을 보이며 당황스러워 한다. 신체적, 심리적 학대를 당한 아이나 알코올중독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아이에게 종종 나타나며 정서·행동 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애착의 유형



엄마의 양육 방식



안정 애착



안정형 애착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민감하게 알아차려 즉시 아이의 욕구를 적절하게 채워준다.



불안정 애착



회피형 애착



아이가 곁에 다가오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불편해하며 아이가 웃거나 울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양가형 애착



=불안형 애착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일 때는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아이에게 반응해 주지 않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아이의 요구를 정확히 감지하지 못한 빗나간 대응으로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혼란형 애착



아이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하거나 양육이 버겁다고 느낀다.




 



이처럼 에인스워스의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부모의 애착 유형과 양육 태도에 따라 아이의 애착 유형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신체적,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 부모의 사랑과 관심, 양육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더 크다



 



요즘 뉴스를 보면 아이들을 방임하고 학대하는 사건에 대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부모를 비롯하여 아이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사람들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학대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과 에너지를 갉아먹는 짐짝이 아닌,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야 할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부모가 이혼, 사망, 질병 등으로 곁에 있어 주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애착 외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또 아이가 심각한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할 경우에도 애착 외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은 어린 시절 한 때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남길 수 있다고 하니 그 상처가 얼마나 깊고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애착은 성인이 된 이후에 변화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형성된 애착은 부모의 양육 환경과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아이가 겪은 기억은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를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예민한 기질도 무기가 될 수 있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우울증 증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런 기질로 인해 불안과 고통을 겪지만 이런 기질을 극복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많다. 영국의 총리 처칠은 우울증을 앓았는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그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아이작 뉴턴은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세 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여 외갓집에서 크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는 우울증과 신경과민에도 불구하고 혼자만의 사색과 연구를 통해 미적분학을 창시하고 만유인류의 법칙 등 뛰어난 발견을 한다. 이렇게 힘든 환경과 예민한 기질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해내기까지 그들이 감내한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하니 그들의 의지와 삶의 열정에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예민한 오감을 활용해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요즘에는 우리나라의 연예인뿐만 아니라 유명한 외국 스타들이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며 자신이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고백하는 일들이 늘고 있다. ‘우울증’은 뚜렷한 이유 없이 우울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는데 우울증이 있는 경우 사회적, 직업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고 대인관계를 회피하기도 하며 심하면 자살의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28 https://news.joins.com/article/23617836

 



우리나라는 인구당 자살률이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 중 1위이다. 더 심각한 것은 매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20년 이상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보다 훨씬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28 https://news.joins.com/article/23617836



 



그리고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여성의 우울증 발병률이 남성의 발병률에 비해 두 배 정도 높고 가임기 연령 동안에 우울증이 발생하는 빈도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임신을 전후로 하여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 엄마는 우울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 시기는 아이와 엄마가 애착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전, 산후 여성의 우울증 검사와 치료, 심리 상담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엄마와 아이가 서로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28 https://news.joins.com/article/23617836



 



이처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요즘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저자는 책에서 오감을 활용하여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햇빛을 충분히 쬐며 걷고 달리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한다. 그리고 공간을 흰색, 베이지색, 노란색, 푸른색, 초록색과 같은 자연의 색상으로 꾸민다. 또 산과 들, 바다 등 자연을 가까이 하며 자연의 향기에 몸을 맡긴다. 부드럽고 따뜻한 음악과 함께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우리 몸에 세르토닌 생성을 촉진하여 우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저자가 제안한 것처럼 일상 생활속에서 순간순간 우리를 불쑥 찾아오는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오감을 활용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요즘 엄마들은 아내와 엄마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 그리고 자신의 꿈과 자아를 실현하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그러다가 문득 잃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어 한다. 정체성은 중요하다고 여기는 삶의 가치와 원하는 삶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삶의 가치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나에게 이타적인 사람이 행복하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엄마들은 육아와 집안일, 그리고 직장 일에 채어 정작 자신은 관심 밖으로 밀어낸 지 오래이다. 팍팍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워킹맘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장일도 허투루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집안일도 마냥 내팽개칠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을 돌보고 보살필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리고 하루 종일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렇게 답답한 현실 속에서 저자는 ‘나에게 이타적인 사람이 행복하다(p.196).'며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 자신을 보살피라고 이야기한다. 엄마에게 많은 책임과 희생을 짐 지우는 현실에서 저자는 이렇듯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다가온다. 엄마들 중에는 자신을 돌보고 보살피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로운 방법이 되지 못한다. 엄마가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야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행복감을 주어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 건강을 돌보는 일이 결코 이기적인 행동도, 사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 자신의 삶을 가꾸어나가는 엄마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문제를 키우는 방어기제, 투사와 억압



 



방어기제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처음 사용한 말로 고통스러운 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취하는 적응 행위를 말한다.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방어기제에는 부정, 투사, 억압 등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통해 불안을 해소하고 마음의 아픔과 괴로움을 줄여 나간다. 자신의 잘못이나 문제가 자신 외부에 있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투사의 대표적 예이다. 그리고 사고로 세상을 떠난 엄마가 아직 살아있다고 믿거나 어린 시절 아빠에게 당한 학대로 인해 아이가 아빠에 대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억압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어기제, 승화



 



반면 가장 성숙한 방어기제로 ‘승화(Sublimation)'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불편한 충동을 사회적으로 용납하거나 유용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p.219)을 말한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가 보육원을 찾아 아이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거나 청소년들이 자신의 충동적인 욕구나 불만을 운동이나 춤 등의 활동으로 푸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불편한 감정이나 경험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여 표출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작은 습관을 반복해 이루는 목표



 



미국의 듀크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행동 중 45퍼센트는 습관화되어 매일 반복된다는 것을 밝혔다(p.263). 그렇다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우리는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하루에 긍정적인 생각 한 번 하기, 칭찬 한 번 하기, 감사하는 말 한 번 하기, 책 2쪽 읽기, 영어 단어 하나 외우기, 메모 한 번 하기(p.266)와 같은 아주 작지만 실천 가능한 습관들을 제시한다. 우리가 행하는 아주 작은 이런 습관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을 이루고 그 일상이 모여 우리 삶은 변화해가는 것이다. 



 



사랑의 기운은 자기 사랑에서부터 시작한다



 



미국의 극작가 조 쿠터트(Jo Coudert)는 “다른 사람의 사랑을 꼭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을 위하여 나 자신을 희생할 필요도 없다.”(p.277)고 말했다. 조 쿠터트는 <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에서 "사랑한다는 건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덧없는 것을 두려움 없이 감싸 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말을 자꾸 되뇌였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외면한 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맞추어 살다 보면 왠지 자기 자신을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만 같다. 시간이 흐르고 엄마는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고 세월의 뒤안길로 점점 멀어져 간다.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지만 때로는 흘러가는 시간을 손에 꽉 움켜쥔 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사라져갈 순간들 속에서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엄마, 그리고 엄마의 삶을 감싸 안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것은 모든 사랑의 출발점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엄중한 책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엄마 자신을 사랑하고 엄마의 삶을 오롯이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엄마 자신과 엄마의 삶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마음의 병,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이나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인 외상을 말한다. 박살난 가정 이론(Theory of shattered assumptions)을 제시한 야노프 불만(Janoff-Bulamn)은 외상 경험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신념으로 세상의 우호성, 합리성, 자신의 가치를 들었고(p.286) 외상 경험이 인간의 신념 체계를 파괴하여 트라우마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외상 경험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신념



내용



1



세상의 우호성에 대한 신념



"세상은 살기 좋고 안전한 곳이야."



2



세상의 합리성에 대한 신념



"세상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곳이야."



3



자신의 가치에 대한 신념



"나는 소중한 존재야."




 



외상 경험을 한 사람들은 보통 괴롭고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과 대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상처받은 자신의 내면과 대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을 옭아맸던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과 감정을 오롯이 이해하게 되고 그 상처와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힘들었던 외상의 경험을 극복하고 더욱 성숙한 자신과 대면하여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나는 응원한다. 



 





 



나는 평소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이 아주 흥미로웠고 공부를 하듯 열심히 읽어나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 상담을 받았던 사례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듯 글을 풀어나간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제자리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엄마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또 엄마와 아이가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여 행복하게 자라고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엄마의 감정을 이해하고 엄마의 삶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깊이가 생긴 것 같다.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으니 그 방법들을 하나씩 적용해가며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엄마의 감정 연습이 중요한 이유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양육자로서 아이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엄마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 나는 모든 사람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에서 틸틸과 미틸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행복의 파랑새가 먼 곳이 아닌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의 마음 속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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