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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글쓴이
매트 헤이그 저
위즈덤하우스
평균
별점9.6 (51)
세모이





 



나는 초등학교, 사실 국민학교, 그 시절부터 불안했던 거 같다. 늘 메모하며 꼼꼼히 준비했던 책가방을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 확인할 정도였으면 초등학생으로 선 꽤나 큰 불안증이었을 것이다. 그 시절 그런 잔걱정들 때문에 약간의 불면증도 있었던 듯하다. 2~3시간 뒤척여야 잠이 들 수 있었으니 말이다. 생활에 바쁜 부모님은 학교란 게 지각, 조퇴, 결석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얘길 주입했지만 그걸 그렇게 꼼꼼히 챙겨줄 시간은 없었던 거 같다. 하지만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 말에 잘 따랐고 모든 학교에서 우등상은 못 받아도 개근상은 받았다. 어쨌든 나의 학창 시절 목표는 절대 튀지 않는 것 누구에게든 피해 주는 않는 것이 목표였던 거 같다. 이 목표를 달성하느라 내 인생을 목표에 대해 그리 생각하지 못 했던 게 아닐까 싶다.(이렇게 떠넘기는 것도 내 정신건강엔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다행인 점은 이렇게 일찍이 약간의 불안과 강박을 지녔던 덕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내 삶에 불안과 초조, 강박에 대한 백신을 맞았던 거 같다. 물론 이 과정들이 마냥 쉽지도 순탄하지도 않았지만 그리 크게 깨지고 다친 건 아니니 괜찮은 소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처럼 이 책의 저자처럼 우울과 공황, 자살 충동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겪지 않았고 현재는 수도승처럼은 아니라도 나 자신에게 충실하게 나 자신이 편하고 좋은 방향으로 살고 있으니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는 것,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이 지금 나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저자의 말이 그저 당연한 얘기이고 뻔한 얘기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와 책 속의 사람들이 겪고 이야기하는 바를 하나라도 제대로 해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늘 나만 힘들고 나만 괴롭고 나만 못 가진 거 같은 그런 삶을 비관하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볼 생각 없는 사람들은 계속 끊임없이 불안의 밤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1894년 톨스토이는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라는 작품에서 이런 글을 남겼다. "인간이 궁핍에서 점점 해방될수록, 전신, 전화, 책, 종이, 신문, 잡지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그럴수록 모순된 거짓과 위선을 퍼뜨릴 방법도 더 많아질 것이고, 그럴수록 인간은 점점 더 분열되고 결국 비참한 존재로 전락할진대, 참말로 우리 눈앞에서 이 모든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본문 P177 中>





 



130여 년 전 전보를 이야기하는 세상에서도 세계의 석학 톨스토이는 인간에게 이런 경고했었다. 하물며 지금 이 시대는 어떤가?? 정보와 물질의 초과잉시대, 뭐든 따라가지 못하고 갖지 못하면 불안한 시대가 되었고 인간은 그런 불안을 스스로 키워가면 살고 있는 거 같다. 어떻게 해도 다 따라갈 수도 다 가질 수도 없다. 다 따라갈 필요도 다 가질 필요도 없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물론 나의 관조적인 삶? 혹은 관조적이고 싶은 삶에 대해 능력 부족이라고 하거나 포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말들은 이제 나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다. (100% 확신할 순 없는 건 내가 부처나 예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 지금 나는 80% 편안하고 행복하니까.. 나머지 20%는 채워도 좋고 그래로 두어도 좋다.



 



 





지구가 단 하나이듯, 이 세상에서 당신도 오직 당신 한 명뿐이다. 지구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듯, 당신이 가진 자원, 즉 '시간' 역시 한정적이다. 세상에 나온 앱을 전부 사용할 수도 없고, 모든 파티에 다 참석할 수도 없다. 혼자 스무 명의 일을 할 수도 없고, 세상에 뉴스를 전부 때맞춰 챙겨볼 수도 없고, 코트 열한 벌을 한꺼번에 입을 수도 없다. 더 사고, 더 차지하고, 더 일하고, 돈을 더 벌고, 더 애쓰고, 트윗도 더 올리고, 더 많은 프로그램을 보고, 더 많이 원할 수는 있지만, 매번의 새로움마다 신바람의 강도가 줄어들면서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묻게 될 날이 닥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게 다 있어봐야 무슨 소용이지.'



이런 걸로 얻는 행복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원하는 걸까? 차라리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제대로 누리는 법을 배워간다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본문 P289 中>





 



p.s 여전히 밤잠을 설치면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치지 못하는 사람, 예쁜 쓰레기 소비에 순간 만족을 반복하는 사람, '나만 없어'를 외치는 사람, 실체없는 무엇가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꼭 봤으면 좋을 책, 나의 20%중 일부를 채워준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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