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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작성일
- 2019.7.21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 글쓴이
- 조예은 저
안전가옥
말캉말캉, 몰랑몰랑, 탱글탱글 젤리를 좋아한다.
캔디샵에서 투명한 용기에 가득 들어있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젤리들을 볼때면 마음이 몰캉해지면서 만화에서만 봄직한 무언가 따스함이 속에서부터 몽글몽글 솟아난다. 약간은 달짝지근하면서도 끈적한 내음의 냄새들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가장 적절한 수준의 젤리중독현장이 만들어진다.
젤리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때는 좋다. 하지만 열기가 가해지고 그것이 녹아내리고 나면 그야말로 처치곤란이다. 고체였을때의 말캉함은 사라지고 형태가 흐물어지면서 설탕과 젤라틴의 끈적함만 남아서 그야말로 불쾌감을 유발한다. 옷에 묻어도 잘 떨어지지도 않고 행복했던 기운은 저멀리 도망가 버리고 없다. 이토록 양면성을 지닌 존재가 또 있을까. 그야말로 지킬과 하이드이다.
성수동에서 스튜디오 공간을 운영하며 지하1층, 지상3층으로 구성되어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실수도 있고 작가들에게 집필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며 도서관도 있어서 누구나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고 개인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있는 안전가옥..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라는 타이틀 아래 스토리를 개발하는 스토리 프로덕션인 안전가옥의 첫번째 장편소설이다. [냉면]과 [대멸종], [장르의 장르]라는 여러 작가들의 협업소설들이 나와 있고 앞으로도 나올 예정의 장편소설들이 있다.
헤어질 위기의 커플, 엄마와 아이, 부모와 아이, 인형탈을 쓴 아르바이트생까지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각 사람들의 이야기를 '뉴서울파크'라는 놀이동산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떨어질래야 떨어질수도 없고 떨어지고 싶지도 않는 관계들. 하지만 일방적인 관계들. 그 관계를 끝까지 유지하려면 가장 쉽게 이 젤리장수의 젤리를 먹으면 된다. 당신은 절대 그 누구와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소설로 구성했을 때 우리는 판타지라는 말을 쓰고 있다. 젤리를 먹는다고 해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 젤리에 독약을 발라놓지 않는 한은 말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서 누군가 건네주는 젤리를 먹을 사람이 있을까. 왠지 모르게 섬뜩한 젤리가 될 것 같다. 그렇게 좋아함에도 물구하고 말이다. 그럴지라도 내 옆에는 지금 색색별의 곰돌이 젤리가 놓여있다. 이것은 판타지인가 현실인가.
# 소설 # 뉴서울파크젤리장수대학살
http://cafe.naver.com/jhcomm/1327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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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