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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작성일
- 2020.6.14
기억 2
- 글쓴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열린책들
조현병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 르네. 감옥이 아니라 병원이라 해서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것이 또 아니었으니 강제로 전기치료를 받게된 그. 의사는 머릿속을 숲으로 비유해서 그곳에 나 있는 잡초들을 싹 죽여버리는 것이 전기충격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아, 무지한 인간.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아예 모르면 시도라도 하지 않을 것을 어설프게 알아서 이런 고문을 행하는 것인가. 그때 당시의 정신과 치료방법이 이랬다고 하니 변명의 여지는 없다만.
결국 그는 병원에서 탈출하고 만다. 그것이 또 예상하지 못한 방법이었으니 평범한 역사선생이 어떻게 그곳을 탈출하겠는가. 그는 자신이 전에 보았던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내고 그를 소환하여 그의 힘으로 이곳을 탈출하기에 이른다. 경찰이 수배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이제 어디에도 갈 곳이 없어진 그는 이곳을 떠나 이집트로 갈 계획을 세운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아틀란티스를 유지하고 싶었던 바람이었을까. 그는 자신의 전생과 시간을 정해놓고 교류하며 그들을 살리고 그들의 문화를 현재까지 유지하는 방법을 찾기에 이른다. 그의 계획은 성공을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의 직업이 왜 역사선생이었는지가 잘 나타나는 대목들이 많다. 그가 기억들을 정리해 둔 중간중간 므네모스 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역사의 오류들이다. 오디세이아의 저자는 당연히 호메로스라고 알았건만 그가 시각장애인이어서 정작 글을 쓸 수 없었다는 것도 처음 안 사실이었고 클리오 파트라가 그리스인이라는 것도 새로운 사실이었다.
영어를 배울 때 시제부분에서는 예외가 있다. 역사적 사실은 항상 과거형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역사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에 따른다면 역사도 얼마든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잠깐 그런 생각을 해본다. 르네가 바라는 대로 아틀란티스가 자연재앙을 이기고 살아남지 못했고 자신의 전생이 죽는 것도 막을수는 없었다. 그들이 미리 정해놓은대로 그때 당시의 기록을 손에 넣지도 못했다. 즉 현재의 사람들이 아무리 전생을 왔다갔다 해도 바뀐 것은 없다는 소리다. 그런들 어떠한가. 우리는 지금 현재를 살고 있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게 살면 그것으로 우리의 기억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르네가 자신의 전생들이 모두 불러 놓고 돌아가면서 소개하는 장면이 있다. 무슨 신입생 수련회에 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 마냥 자신의 이름과 출생지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다 나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느낌이 이상하지 않을까. 전생이라는 존재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상상이라는 것은 언제나 해볼 수 있는 인간의 특권아니던가. 내 모든 전생이 한 곳에 모인다면 그들은 어디에 살고 있던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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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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