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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작성일
- 2020.12.14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다양한 가능성을 떠올린 뒤 순식간에 결론을 도출하는 다케시의 두뇌 회전에 마요는 탄복할 따름이었다. 이 사람이 기회만 생기면 조카를 뜯어먹으려는 악덕 삼촌과 동일인물이라니. (314p)
어라랏. 히가시노 게이고. 이 작가가 또다시 큰일을 만들었네 그려. 코로나가 최고조로 이른 지금 작품에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접목시켰다. 전세계적으로 유행인 코로나.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전례없는 올림픽 연기까지 이 작품 속에 그대로 다 녹아들었다. 빠르다. 내년도 나올 신작 작품 중에서 코로나가 들어가는 작품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보다 앞서서 선수친 것이다. 이런 작품 세계에서 먼저라는 것은 중요하다. 그랬기에 작가의 혜안이 놀랍다.
놀라운 것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추리에 여러 요소들을 접목시켜 온 작가이다. 때로는 과학이, 때로는 로맨스가 첨가되기도 한다. 그 첨가가 조금 지나치다 싶으면, 추리가 조금 약하다 싶으면 이게 추리소설인가 아니었는가를 논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색다른 분야 바로 '마술'이다.
제목에서 블랙 쇼맨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서 그렇지 쉽게 풀이해서 바꾸자면 매지션 형사 다케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형사들이나 경찰들은 뒷전이다. 모두 그를 위해서 증거를 모아주고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변두리 인물들이다. 그는 자신이 가진 주장기인 사람들을 홀려서 정보 빼내기를 적극 활용해서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 간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마술 무대를 착실하게 꾸민다. 김전일이 생각나는 시점이다. 뒷짐 지고 가만히 있다가 범인은 바로 너야 하면서 나타나는 그 말이다.
도쿄에서 일하는 마요는 경찰에서 전화를 받고 고향으로 향한다. 도쿄에 올라온 이후로는 일년에 두번 정도밖에 가지 않는 집이다. 아버지가 죽었다.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아버지를 죽였다. 아버지는 마을에서 존경받는 선생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누가 죽인 것일까.
마요가 어린 시절 보고 보지 못했던 삼촌 다케시가 등장을 한다. 그는 마술사다. 형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듣고 이 곳에 왔단다. 그는 조카인 마요에게 자신이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다고 말한다. 굳이? 왜? 하지만 마요는 적극적으로 그에게 가담하여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이유를 알아내고 범인을 잡는데 동조한다. 마요가 생각했듯이 그가 말로 교묘하게 상대를 속이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특별히 뛰어나게 꼬인 트릭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헷갈리는 등장인물이 있디거나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단지 이름 없는 조용한 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일뿐이다. 그럴지라도 재미와 추리적인 요소는 살아있다. 추리 소설이 어렵다거나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초보자들을 위해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숙련자들이나 마스터에게는 조금은 쉽지 않을까.
그래, 이름 없는 마을에도 자랑거리는 있었다. (4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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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