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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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정선의 진경산수화로 배우는 옛 그림 속 자연
글쓴이
최석조 저
아트북스
평균
별점9.6 (10)
오율

 겸재 정선과 진경산수화에 대해선 많이 들어는 봤다. 하지만 정확히 뭐가 어떻고 어때서 그렇게 멋진 그림이라고 하는지 잘 몰랐기에 '음, 그냥 훌륭한 조선시대 화가인가 보다'했었다. 마침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아동서여서  별 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얼마나 많은 소중한 내용들로 가득하던지 모른다. 정말 맘 먹고 몇 시간 수업을 받은 듯 알찬 책이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선생님께 2박3일간 정선의 여러 그림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하여 수업을 받는 형식이어서 구어체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러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각각의 산수화 속에 이리도 많은 알거리들이 가득할 줄은 몰랐다. 아동서이니 아는 내용이 많을 거란 내 생각은 완전하게 착각임을 깨닫고 보니 내가 얼마나 우리의 그림에 관심조차 없었고, 서양화만 보고 명화라며 좋아했다는 것에 너무 부끄러웠다. 

 우선 첫째날은 금강산부터 시작한다. <금강전도>를 보면서 금강산이 왜 그런 명산인지, 어떤 아름다움이 있고, 그림에는 어떻게 잘 표현하고 있으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아주 세세히 알려준다. 또한 금강산의 장안사, 만폭동, 금강대, 구룡폭포, 해금강까지 정선의 그림 속 여러 금강산의 모습을 보면서 설명한다. 금강산에 멋지고 아름다운 곳들이 정신없을 정도로 그리 많은 줄 몰랐다. 그걸 보고 배우니 왜 다들 금강산을 가보고 싶어하고 아름다운 명산이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둘째날은 서울의 모습이다. 빽빽한 고층 건물로 뒤덮힌 서울의 모습이 아니라 정선이 살았던 때의 서울 모습이라 많이 다르고 낯설다. 인왕산 근처에 살았던 정선은 자신의 집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다고 한다. 정선의 스승이던 김창협,창흡형제가 살던 청풍계 풍경을 담은 여러 그림, 지금은 놀이공원이 들어서 있는 송파나루,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공주의 남자란 드라마에도 나오는 한명회의 호를 딴 압구정의 풍경, 정선이 근무했던 양천(지금의 강서구 가양동)관아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또한 인왕산 필운대, 필운대에서 바라보는 봄 꽃 핀 마을 모습, 인왕산 기슭의 수성동같은 평범한 풍경 모습도 겸재만의 개성이 듬뿍 담긴 여러 그림을 동해 볼 수 있다. 이 장에서는 현재와는 판이하게 다른 서울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그림 속에 어딘가에 있는 남산이나 남대문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비온 뒤 인왕산 모습을 그린 <인왕제색도>를 보며 정선만의 남다른 표현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셋째날은 우리나라 여러 곳모습이다. 개성의 박연폭포, 임진강 상류에 있는 적벽의 우화정, 동해의 낙산사, 남산의 해돋이 모습을 통해 우리네 자연의 아름다움을 정선이 그림속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말하고 있다. 

 이렇듯 정선이 그린 여러 그림을 보고 있자면 몇개의 점과 선만으로 나무와 산이 되고, 바위가 우뚝 설 듯 하고, 폭포며 계곡, 파도 소리가 들리는듯 하여 그만의 그림법이 우리의 풍경화에 새로운 장을 연 얼마나 독창적인 것임을 알게 되었고, 간간히 위트있게 풍경화 속 어딘가에 작은 무언가를 그려 넣거나, 고양이나 국화, 고슴도치,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에선 그의 세세하고 인간적인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간간히 다른 화가들의 그림이 같이 실려 있어 겸재의 그림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수 있었고, 설명을 하다가 나온 여러가지 배경지식들까지 박스란에 따로 일러주고 있으며 그림 표현법인 여러가지 준법, 남종화와 북종화, 정선일파에 대한 정보까지 나와 정말 많은 것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조금씩 일러주고 마는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니라서 아이들이 어려워 할 수도 있을 듯하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난 우리 자연의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고, 우리네 풍경을 우리네 방식으로 그리고 화가 자신의 느낌까지 담아서 그려낸 정선의 풍경화가 얼마나 대단한 유산임을 알게 되었다.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보고 느끼는 법을 제대로 일러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둣 하다. 겸재의 그림을 볼 수 있는 눈이 조금이나마 생긴 듯하여 뿌듯하고, 책에 실린 그림들이 대부분 있는 간송 미술관에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림이 더 밝고 조금 더 크게 실렸더라면 더 감상하기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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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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