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너무나 공감이 되었던 책.

지금 나의 생각과 나의 일상의 모든 것을 대변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평론을 하고 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 밖의 다양한 강의를 한다. 

그렇지만 그(그녀)를 가장 잘 표현해 줄 것은 바로, 망원동 주민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혼자서 경제적인 것을 모두 책임지고 살아간다는 것. 

집에서 얹혀 살아갈 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독립을 하고 나서 많이 깨달았다. 

베란다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고, 자신만의 공간이 아늑하다는 것은 더 큰 축복이고 

이 넓은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에 가깝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아주 많은 청춘들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여 살아가고 있고 

자신만의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기 위해서 꽤 많은 노력들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늘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쁘다. 

오늘이 모이고 모이면 좀 더 부자가 되고 여유가 있어서 한가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오늘들이 모여서 더 가난하고 더 바쁜 일상이 된다. 

그렇다고 행복을 포기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에게 미래는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그 미래의 가장 마지막에는 죽음이 있다. 

영원을 살 수 없는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충분히 즐겨야만 한다. 

우리는 죽음을 슬픔으로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생의 마지막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나의 일상들을 좀 더 가치있는 것으로 변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저런 내용들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아마 저자가 저런 전제하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믿고 싶다. 아니면, 내가 저런 전제하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망원동에서 살아가고 있다. 

서울이 원래 고향이 아닌 작가가 서울에 자리를 잡았고, 

하필이면 살아가는 공간이 망원동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에게 망원동은 애착이 가는 동네가 되었을 것이고 

어쩌면 자신의 삶을 대변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나도 일산에서 성남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이곳에서 혼자 경제적인 독립을 해 나가면서 

뭔가 특별한 애착 같은 것이 생겼다. 

그것을 아직 말로 표현해 낼 재주는 없지만- 

뭐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나는 이 하루 마저도 사랑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하루를 사랑해 나갈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