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사전

꿀벌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7.4.18
목적론 (teleology)은 인간의 의식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과 자연의 현상도 목적에 규정되어 있다는 가정 및 이러한 가정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이다. 그리스어로 목적을 뜻하는 'telos'와 이성을 뜻하는 'logos'에서 유래하였으며, 모든 자연현상 및 인간현상을 행동에 의해 충족되는 목적에 의해서 설명을 하려 한 것이다. 전통적인 목적론적 설명의 대표적인 예들을 들어 보자.
물체가 낙하하는 것은 물체가 자신의 자연적인 장소를 찾기 위함이고, 새들이 철 따라 이주하는 것은 겨울을 나기 위한 것이며,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목적을 충족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목적론은 이성적인 인강행위는 그 행위를 목적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이 인간의 효용을 위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책상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기계론적 설명이고, 책을 읽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목적론 적 설면인데, 이는 '인간중심적'사고방식을 기초로 한 것이다.
처음 이 글을 빨리 읽었을 때는, 뼛속 까지 인간중심으로 찬 이기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번 읽어 보니 목적이야말로 인간이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도록 하는 또다른 이름의 동기부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쯤 동의하며 글로 쓰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에 꾹 눌러가며 읽어보니, 인간의 행위는 그럴싸 하게 들리는데, 모든 자연현상 역시 목적론이라는 말이 목에 걸린 생선 뼈처럼 신경 쓰였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비극같은 자연재해나 인재는 목적론으로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읽어보니, 모든 것이 인간의 효용을 위해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매우 건방진 생각이라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만약, 우리 사회를 둘러싼 자연재해나 인재가 소수의 인간이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벌인 짓이라면 정말 이 모든 건 목적론에 의해 흘러가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현상이 목적론이 아니길 빈다. 결국 우린 거대한 자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은 존재로서 나약함이 인간임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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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