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한 모금

꿀벌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8.12.29
고기는 실패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여긴 조금 더 기대했다. 그 유명하다는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위치한 소복갈비를 찾아 부릉부릉. 대통령의 맛집이라는 노란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 들어가기에 앞서
규모에 놀랐다. 허름할 거라 예상했는데 상가 건물 전체가 소복갈비 간판으로 가득했다. 주차장부터가 이미 전쟁터였다. 기다리는 차들로 가득했고, 좁은 문 사이로 들어가고 나오는 손님들로 붐볐다. 나오는 사람마다 맛있다, 최고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분위기
시끌벅적하다. 내부를 자세히 볼 여유도 없이,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방 안에 자리가 나서 창가 끝쪽에 착석했다. 아빠 다리를 좋아해서 사실 방바닥이 제일 편하다. 널브러진 신발 사이에 신발을 벗고 메뉴를 보며 주위를 둘러보니 데이트를 하는 젊은 남녀 대신 가족 단위 또는 작업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다. 신경 써서 입고 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푸근한 분위기다. 엄청 깨끗하지도, 그렇다고 관리가 안 되었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닌, 딱 그 정도의 편안함이다. 하지만 어딘가 소란스럽다. 아마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 때문일지도 모른다.
*반찬
음식이 나오기 전에 준비된 밑반찬 중 깍두기와 동치미가 정말 맛있었다. 아삭함과 시원함이 그대로 녹아 있었고, 고추, 오이, 상추는 푸릇푸릇한 자연의 색이 살아 있듯이 모두 싱싱했다.
*음식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고민 끝에 갈비 2인분과 갈비탕을 시켰다. 양념갈비도 먹고 싶었지만...손님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싸고 많이 먹기보다 좋은 걸 적게 먹고자 노력하는 요즘, 만족도가 높았던 메뉴 선택이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갈비를 자리에서 직접 굽지 않고 전문가가 숯불 그릴에서 수분을 최대한 덜 날아가게 지키며 촉촉하고 부드럽게 바로 조리한 뒤 갖다 주는 점이다. 완성된 갈비는 철판 위에 올려줘 한참 동안 식지 않고 김이 모락모락 피었다.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굽는 사람의 노련함과 짬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데 실패할 리스크를 없애고 완성된 상태로 황홀한 맛을 선사해주니 맛에 담긴 가게 철학에 감탄했다.
갈비를 다 먹은 뒤 탕을 주문했고 (이게 진리), 작은 유기 놋그릇에 담긴 갈비탕은 흔한 맛있었다. 이미 배가 불러서 그런지도... 탕그릇이 아닌 국그릇 사이즈라 일단 충격받았지만, 기름 없이 맑은 국물에 자꾸 손이 갔다.
갈비탕 14,000원
*서비스
사람이 많아서 어쩔 수 없겠지만,
벨을 여러번 눌러도 아무도 오지 않을 정도로 바빴다.
반찬 리필을 받지 못해서 그냥 갈비만 먹었다.
갈비는 맛있으나 2인분부터고 양은 부족하지 않은 편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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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아요.
생갈비와 양념갈비 모두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해요
갈비탕은 공깃밥과 함께 제공돼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긴 힘들어요
- 나가기 앞서 또 올 것 인가
또 오고 싶은게 사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조용히 맛을 음미하며 얘기 나누며 천천히 먹는 분위기는 아니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을 섭취한 느낌이라 식사 시간이 순식간에 끝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날 맛이기에 근처에 오면 들리고 싶은, 일년에 한 번은 시간 내서 오고 싶은, 여기 있는 메뉴는 다 먹어보고 그런 곳정도다.
생갈비 46,000원 (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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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