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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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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우리 나라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이 클래식 발레 간판 스타 작품인 백조의 호수와 지젤을 공연했다. 워낙 많이 올려지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부쩍 자주 봤던 레퍼터리들이지만 발레 축제라는 명목 하에서 대표성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여러 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회성 공연의 좋은 점은  정기 공연처럼 공연이 길 때는 볼 수 없는 캐스팅이 나온다는 점이다. 주역은 물론 솔리스트급 배역에도 수석무용수들이 대거 등장해 탄탄한 춤 솜씨는 물론 동시 등장에서만 비교해 볼 수 있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각 단체에서 축제의 성격을 북돋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가진 탓인지 꽤 성의 있는 드림팀을 만드는 바람에 사실 주역들 보랴 여기저기 산재한 무용수들 보랴 즐겁게 바빴다.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국내로 돌아온 후 매년 그녀의 백조를 보고 있다. 2009년엔 일단 돌아와줘서 반가웠고 이전보다 깊어진 그녀의 아다지오를 보며 전율을 느꼈으며, 작년 시즌 공연은 오데뜨와 오딜이 팽팽하게 맞대결한 최고의 무대였기에 그 감동이 아직도 생각 난다. 이번엔 포스터의 매력적인 흑조보다는 백조에 비중이 더 갔던 공연이었다. 남자 무용수가 여러 가지 면에서 그녀와 발란스가 맞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전반적인 밀도 면에서는 좀 아쉽다.




왕자, 공주만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다. 파드 트루와의 김리회, 박슬기의 반짝이는 외모와 아름다운 춤, 광대 배민순의 발군의 점프와 회전, 세 마리와 네 마리 백조들의 고른 실력, 각국 공주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 댄스도 주역만큼이나 빛이 나는 공연이었다.


 


 


유니버설도 지젤 중 솔리스트 춤의 대표인 패전트 파드되를 6인무로 바꾸어 이에 화답했다. 전혀 모르고 갔다가 강미선-콘스타틴 노보셀로프, 손유희-다이지안, 한서혜-이승현 세 쌍 패전트의 출현으로 매우 즐거웠다. 전부 전막의 주역을 하는 무용수들인데 한꺼번에 나와 제 실력을 발휘해주니 이거야 말로 진정한 갈라 공연이었다. 타이밍이 안맞는 부분들은 있었지만 그냥 좋아하는 댄서들 한꺼번에 보니 그런 것은 다 묻히고 좋기만 했다.




8년 만에 황혜민의 지젤을 다시 봤다. 그동안 유니버설에서 올린 지젤을 다 챙겨 보기는 했는데 그녀의 지젤은 왕이와 함께 한 데뷔 무대밖에 못봤다. 너무 오래 전이라 가련하고 처연한 모습만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에는 발가락 부상이라 1막에서는 발란스가 좀 힘들었는지 턴에서 많이 주저 앉아 안타까웠고 전반적으로 2막이 더 나았던 듯 하다. 늘 알레그로에서 정교하지 못하단 인상이었던 파트너 엄재용도  2막 죽음의 춤 앙트르샤시스로 이미지를  쇄신했다. 지난 번 오네긴에서 이 두 사람의 연기를 보고 참 좋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는 무용수들의 이런 면이 참 마음에 든다.


 


 


앞자리를 고수하는 모던과는 반대로 클래식 발레 작품을 볼 때는 전체적인 군무의 움직임을 좋아해서 앞자리를 선호하지 않는데 이번에 어쩌다보니 2열에서 지젤을 보게 되었다.  세세하게 군무무용수들 보고 무대 장치를 살펴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윌리들의 움직임은 확실히 모아서 전체로 봐야 아름다운 것 같다. 그녀들은 보이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잘 모르겠더라.


 


 


파트리스 바르의 지젤을 마구 보고 난 뒤라 1막을 축제를 준비하는 마을 사람들의 춤으로 시작하지도 않고 힐라리온이나 알브레히트가 무덤가를 찾아올 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암시하는 씬도 없고 딱 필요한 것만 뽑아 놓은 이 버전이 심심해 보였다. 6인무 패전트 파드되와 이현준 백작, 김애리 바틸드, 이성아 미르타, 한서혜와 한상이의 두 윌리들 그리고 코르드 발레들의 보는 재미로 그 허전함을 달랠 수 있었다.


 


 


발레 축제 전막이 다 끝났다. 소극장 공연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한 작품만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아 전부 종료된 느낌이다. 첫삽을 잘 떴으니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진정한 축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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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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