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지 아니한가

더딘그리움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8.2.4
팝아트를 좋아하지만 전시회는 한 번도 못가봤는데 우연히 'hi pop전'을 알게 되어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리히텐슈타인인데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더 유명한 작가는 단연 앤디 워홀이겠죠.
아래 도록에는 이런 순서로 실려 있으나 실제 전시장에서 보면 순서는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로버트 인디애나' '앤디워홀' 순이었습니다.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사실 아래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모노그램'으로 유명한데 그림은 조금 생소 했습니다. 존재하는 대상을 추상의 영역으로 옮긴 작가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두번째 그림부터 난해 했습니다. 그림의 제목이 '긴수염고래의 무리'인데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들이 보더니 첫 번째 질문이 '고래가 어딨어?'이고, 두 번째 질문은 '이게 그림이야?'입니다. 저도 딱히 그림이라고 하자니 어디서부터 뭘 설명해얄지도 모르겠고 난감하기만 합니다.

특히 했던 작품 중에 '레인 댄스'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네 명의 유명한 작가가 콜라보 작업을 한 작품입니다. 사람의 형상은 '키스 해링'이 했을 것이고, 가운데 구름에 비는 '리히텐슈타인' 스타일이네요. 그 사이에 낙서를 해 놓은 듯한 그림은 벽에 낙서를 해서 유명해진 '장 미셀 바스키아'가 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색해 보니 우산은 '앤디 워홀'이 그렸다고 하네요.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은 키스 해링입니다. 캐릭터 상품이나 실내 인테리어에 너무 많이 그려 있어서 사실 가장 익숙한 그림 중에 하나죠. 키스 해링의 작품은 그가 활동했던 주 무대인 지하철 역사를 연상시키도록 꾸며 놓아서 좀 특이했습니다. 아래 그림에 앤디 마우스가 있는데 그 캐릭터는 평소 존경했던 앤디 워홀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어린시절 영웅적 존재였던 미키마우스와 자신의 우상이던 앤디워홀을 돈에 그려 넣은 키스 해링의 상상력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그림이었습니다.
앤디 워홀의 그 유명한(물론 너무도 많이 생산되었겠지만) 캠벨수프입니다. 저는 무척 작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크기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 당시 가장 대중적인 문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다 워홀은 자신이 20년 동안 먹은 캠벨스프를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생활이 액자 속으로 들어갈 때 그것은 작품이 된다는 사실은 특별한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알랭드보통은 '우리는 사랑일까'에서 수프가 식탁에 있는 것과 액자 속에 있는 것이 무슨 차이인지를 말한 적이 있습니다. 워홀은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 액자 속에는 특별한 것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예술이든 그것이 관점을 달리할 때 고유한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워홀의 작품에서 생각해 봅니다. 마를린 먼로의 얼굴을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그녀는 영원해짐과 동시에 소실되어가기도 합니다. 대신 우리는 마를린 먼로 대신 워홀을 떠올리고 있으니, 그가 표현하려던 방법으로 영원함이 달성된 것은 오히려 그가 되었습니다.
이사하고 집에 어떤 액자를 걸까 고민을 했는데 마지막까지 고민 했던 작품이 리히텐 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과 잭슨폴록, 마크로스코였습니다. 특히 행복한 눈물은 삼성에서 가지고 있어서 더 유명세를 타기도 했죠. 이 그림은 '우는 여인'이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항상 '사랑' 또는 '전쟁'이라는 주제에 천착하였던 리히텐 슈타인은 특히 사랑의 감정을 나타낼 때 괴로워하거나 울거나 고통을 감내하는 그림을 많이 남긴 것 같습니다.
꼭 봤으면 하는 작품으로 '잭슬폴록', '제프쿤스'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있는데 좀체 보기가 쉽지 않네요. 한국에 오면 꼭 보고 싶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직장동료는 오늘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 갔었다고 하던데 거기 메인이 리히텐슈타인이었다고 하네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바로 이 책입니다. 현대 미술이 재미 있는 점은 모든 형식을 파괴하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것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현대 미술의 큰 장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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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