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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그리움
- 작성일
- 2019.6.1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 글쓴이
- 나카노 노부코 저
동양북스(동양books)
인간의 폭력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주제이다. 다른 종도 아니고 다른 집단도 아닌 동료를 괴롭히는 왕따는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를 막기 위해 학교나 조직에서는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지만 실효성을 갖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뇌 과학자인 저자 나카노 노부코는 그의 전공을 살려 과연 집단 괴롭힘을 일으키는 순간 가해자의 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이러한 악행이 반복되는 지 연구했다. 저자는 이러한 집단 괴롭힘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아마도 그 행위가 집단의 전체 이익에 도움이 된다거나 가해자에게 쾌감을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인류는 처음 야생에 던져져 생존하려 했을 때부터 가장 불리한 존재였을 것이다. 달리기도 빠르지 않고, 힘도 세지 않으며, 날카로운 이빨이나 손톱, 발톱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인간은 집단을 만들어 함께 움직이고 대응했을 것이다. 이 때 외부의 적을 제외하고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집단 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임승차 하는 '프리라이더'이다. 프리라이더가 집단 내에서 이득을 본다면 내부에서 그들의 존재는 점점 확대될 것이며 결국 이들은 외부의 적에게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들게 될것이다. 이런 프리라이더를 간파하는 기능을 '배신자 색출 모듈'이라고 하고, 제재하는 행동 자체를 '생크션'이라고 한다. 생크션은 집단에서는 반드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인데, 이것이 너무 높을 경우에 배제 감정이 고조 되거나 과잉 반응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과잉 제재, 즉 '오버 생크션'이 바로 집단 괴롭힘의 시작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괴롭힘을 발동시키는 뇌 호르몬은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첫 번째로 사랑의 감정에서 발생하는 '옥시토신'이 있다. 시작은 사랑이지만 지나치면 질투나 배제 감정까지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구성원끼리 결속이 잘 될수록 규범의식이 높아지고, 질서있는 집단일수록 집단괴롭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집단의 결속이 강화될수록 일탈의 규제가 강화되고 이는 따돌림이라는 역효과를 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개인으로 있을때보다 그룹에 속해 있을 때 윤리관이나 도덕적 판단이 흐려지는데 이 역시 집단괴롭힘에 일조하는 현상이다.
다음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은 바로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으로 많이 분비되면 편안해지고 적으면 반대로 불안해진다. 세로토닌이 적을수록 이성을 잃고 충동적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남아 있는 호르몬을 재사용 하기 위한 단백질을 '세로토닌 트랜스포터'라고 하는데 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일본인들은 선천적으로 그 양이 적은 S형 유전자인데 이는 평소에 항상 조심하고 신중하기 때문에 배신자 색출에도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언급되는 호르몬은 '도파민'으로, 우리가 번식과 관련해 유리한 행위를 했을 때 분비되는 쾌감 물질을 일컫는다. 집단괴롭힘을 하면서 도파민이 분비 된다는 것은 이 행동이 크게 볼때 조직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저자는 집단의 규칙을 어기는 자에게 가하는 '정의'의 실현이라는 면에서 쾌감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는 터무니 없는 믿음일지라도 정작 그 자신에게는 그런 느낌을 주기때문에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이고, 이는 마약처럼 끊을 수 없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대상에게 하는 지에 대해서까지 다음 장에서 이어서 설명한다. 가장 대표적인 개념은 바로 '유사성'과 '획득가능성'이 높을 때 질투의 감정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이 가진 것을 내가 가질 수.도. 있을 때 질투가 높아지고 괴롭힘도 일어난다. 즉 상대가 너무 강하거나 높다면 그런 질투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영원히 사라진다면 좋겠지만 인간은 역시 생존을 위한 동물이기 때문이 이를 근절하는 것은 쉽지 않다. 책의 말미에 나오는 해결책들도 사실 그럴듯 하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어 보일 것 같다. 가해자가 지금처럼 크게 손해를 보지 않거나,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인식부터 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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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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