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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진화한다
글쓴이
대니얼 데닛 저
동녘사이언스
평균
별점8.8 (5)
그리피스

나는 지금껏 독서나 다큐를 통해 여러번의 지적 자극과 충격을 경험하며 사고의 폭을 넓혀 왔다.


이것은 나에게 대단히 행복한 반전의 시간들이었으며 행운의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 첫째는 상대성이론이다.


수백년간 뉴턴식의 절대적 결정론의 시각이 물리학의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천재가 홀연히 나타나 절대적인 것이란 없으며 우주의 근본은 상대적이라고 천명했다. 우리는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오직 절대적인 것은 빛의 속도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빛이라는 것이 더욱 신비롭고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둘째는 진화론이다.


대니얼 데닛의 '자유는 진화한다'라는 책의 리뷰를 쓰는 현 시점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은 분야일 것이다.


오늘날 진화론은 단순히 생물학적 관점에서 종의 변화 역사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은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뇌과학, 신경과학, 인지과학 분야에도 적용이 되며 이는 우리의 철학과 의식의 세계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자유는 진화한다'라는 책은 철학서이면서 뇌과학, 신경과학, 인지과학 분야와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유는 진화한다'라는 책은 철학 분야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인문 철학적 분석이 아닌 자연과학적 진화론의 지식에 근거한 분석을 하고 있다. 


 


본인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이자 사상가이자 "철학자")를 꼽으라면 단연 찰스 다윈을 꼽을 것이다. 이는 본인의 주관적인 신념이기도 하거니와 많은 지식인들도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찰스 다윈의 이론이 철학과는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생물학으로 출발을 했지만, 철학과 관련해서 깊은 통찰의 지식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우리의 지적 사고에 처음으로! 최초로! '자유'를 주었다. 다윈 이전의 철학자들은 신을 당연시했으며 창조론을 제대로된 비판없이 수용하였다.


진화론이 논리필연적으로 무신론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지적했듯이 진화론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무신론에 대한 통찰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진화론과 무신론은 상당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찰스 다윈 이전의 모든 철학은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찰스 다윈 이전의 철학은 진화론적 지식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화론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자연주의적 방법론을 채택하지 않은, 찰스 다윈 이전의 모든 철학과 사상은 불완전하며 근사치에 불과할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적 지식과 연구 결과를 반영한 사고체계만이 완전한 진리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의 철학 중 오늘날 다윈의 진화론적 시각에서 재조명되는 사상이 있음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나는 진화론 관련 책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면서 엄청난 지적 자극과 충격을 받았다. 본인이 종교적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진화론적 지식 때문이었다.


물론 진화론을 직접 연구하고 믿고 받아들이면서도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소수 있기는 하다. 케네스 밀러라고 하는 미국의 생물학자가 아주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창조론자들의 거짓된 과학적 사기극인 지적설계론을 혁파하는데 가장 크게 공헌한 과학자 중 한명이 바로 기독교(카톨릭)를 믿고 있는 케네스 밀러였다.


케네스 밀러와 같은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견해에 동의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론을 받아들이면 신 따위를 믿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그게 부자연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한다. 본인 또한 정확하게 완전히 일치되는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


'오컴의 면도날'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종교나 신 따위가 모두 거짓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회의론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는 양자역학이다.


아인슈타인이, 수백년간 지속되었고 확고한 믿음과 추종을 불러일으켰던 뉴턴식 우주론을 대체하였다고 할지라도 아인슈타인의 물리학과 뉴턴의 물리학 모두 고전 물리학에 속한다.


뉴턴의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의 물리학 때문에 전면 폐기되는게 절대 아니다. 뉴턴의 물리학은 빛의 속도보다는 현저하게 속도가 느린 우리 일상생활계에서는 여전히 정확하게 들어 맞는다. 지구에서 달로 쏘아올리는 로켓을 발사시키기 위한 탄도 계산에는 뉴턴의 운동방정식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정확하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라는 것은 뉴턴의 물리학을 빛의 속도와 같은 빠른 속도계에서도 일반화 시킨 이론이다. 즉, 뉴턴의 물리학이 근사치에 해당되는 이론이었다면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은 근사치에서 더 진리인에 접근한 이론이라고 쉽게 요약할 수 있겠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고전물리학은 시간의 전후가 분명하고 인과관계가 뚜렷한 결정론적 세계관이다.


그러나 신의 운명의 장난은 기묘하다. 아인슈타인이 평생을 그토록 반대했던 양자역학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사람 역시 아인슈타인이었다. 양자역학의 초창기 형성에 기여한 막스 플랑크, 닐스 보어를 비롯한 학자들 외에 아인슈타인의 연구 결과 또한 이에 상당히 기여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쨋든, 양자역학은 고전물리학과 달리 현대물리학이라는 이름을 불리며, 고전물리학의 인과적 결정론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양자역학의 세계관에서는 전후의 시간 순서도 불분명하여 뚜렷한 인과관계를 분석하기도 힘들다. 무작위적 비결정론과 모든 가능성이 양자역학의 핵심 세계관이다. 얼핏 상식과는 배치되는 듯 하지만, 이는 엄밀하게 증명된 이론이다. 인류가 가졌던 과학 이론들 중에서 가장 엄밀하게 증명된 이론이 양자역학이라고 한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고전물리학과 비교하여, 고전물리학이 거시적인 세계에만 적용되는 근사치 이론이라면, 양자역학은 모든 세계에 적용되는 더 진리에 접근한 이론이라는 것이다.뉴턴-아인슈타의 관계와 같은 셈이다.


양자역학의 세계는 너무나 기교하여 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양자역학의 대가이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였던 또 하나의 천재인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 "양자역학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양자역학은 그 자체 만으로도 나에게 엄청난 지적 자극과 충격을 주었다. 양자역학의 기묘한 세계관은 나에게 정말 행복한 사고의 시간을 제공했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양자역학의 세계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그러나 경계해야 될 것이 있다. 꼭 지적하고 싶다.


'시크릿(The secret)'이라는 책이 있다.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엄청 많이 팔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마인드를 가지면 성취하고자 하는 바램이 다 이루어질 것이며 부와 명예도 얻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본인도 그러한 긍정적인 사고의 힘과 가능성을 정말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시크릿은 그러면서 그러한 바램의 실현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역학을 인용한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양자역학적 세계관은 학자들간에 일치된 견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양자역학의 세계관 해석은 양자역학의 이론적인 엄밀성과는 전혀 무관한 해석의 영역이다. 즉 양자역학의 다양한 해석 중에 어느 것을 택하든 택하지 않든간에 상관없이 양자역학을 계산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인만은 양자역학의 해석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닥치고 계산(Shut up and caculate)" 즉 이 해석이 맞네 저 해석이 맞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네 등등 해석하려 들지 말고 계산이나 하라는 것이다.


시크릿 책에서 하는 기본 주장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그 책에서 사용된 논리는 상당히 주관적이고 문제가 있어 보인다. 종교적인 냄새를 많이 풍기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신'이라는 이름 대신 '양자역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대치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책의 저자 또한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정확하지 않으므로 여기까지만 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시크릿 책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리뷰를 써 볼 생각이다.


아무튼 양자역학에 관한 책들을 읽어 보는 내내 나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오랜만에 뇌세포들이 자극받는 느낌마저 들었다.


 


현대 물리학의 최신 버전은 끈이론이다.


기본적으로 끈이론은 양자역학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끈이론에 관해서도 한 테마로 할당할만큼 충분히 가치있는 주제인데,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하는 이론이므로 별도의 항목을 구성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끈이론에 대한 나의 느낌은, 양자역학과 동등한 아니 오히려 더 큰 지적 자극과 충격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주제임을 강조하고 싶다.


 


넷째, 무한에 대한 탐구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이다.


현대 수학의 집합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게오르크 칸토어부터 시작하여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수천년만에 최고의 논리학자라고 평가받는 쿠르트 괴델까지...


무한에 대한 지적인 탐구는 비단 수학의 영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물리학과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우주론의 출발점인 빅뱅과 우주의 최대 미스터리인 블랙홀도 바로 무한의 영역인 것이다.


인터넷에서 '위험한지식(수학자편)'을 검색하여 관련 다큐 영상을 꼭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책인 '무한의신비''불완전성-쿠르트 괴델의 증명과 역설'등의 책을 읽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 꼭 지적하고 싶은게 있는데,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그 이해의 수준이 너무 어려워서인지 '인간의 지성과 논리로는 증명할 수 없는 신과 같은 영역이 존재함을 역설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다'와 같은 오해와 착각을 곧잘 불러일으키는 듯 하다. 그러나 전혀 그러한 뜻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다섯째, 마지막 종착점으로 왔다.


대니얼 데닛은 무신론 진영을 대표하는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무신론은 진화론에 대한 공부가 필수이다. 진화론을 공부하지 않고 진화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서 무신론자라고 하는 건 사변에 불과한 사상누각과 같다고 본다.


역시나 대니얼 데닛은 진화론에 대한 조예가 아주 깊은 철학자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철학자 중에서 유일하게 과학을 공부하는 철학자라고 대니얼 데닛을 높게 평가했다.


'자유는 진화한다'라는 책은 철학서에 가깝다. 그러나 인문학철학서와는 다르게 자연과학 특히 진화론에 입각한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인지과학이라는 학제간 연구 분야의 창시자로 불리는 대니얼 데닛임을 상기하자!


본 책은 자유의지와 결정론에 대한 분석이다.


어렵다. 또 어렵다. 그리고 또 어렵다.


이 책의 타겟 독자층이 분명 일반인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자유의지와 결정론'와 결정론에 관한 주제는 이미 철학에서 중요한 담론으로 익히 논의가 되어 왔던 주제이다. 그러나 익숙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시각에서의 대니얼 데닛의 접근방법은 상당히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책이 어려운 것은 세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너무 어렵게 글을 썻거나,


역자가 원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을 했거나,


독자가 그 책을 소화할만한 역량이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판단컨데, 이 책은 세가지 측면이 모두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책이 어렵다는 평가가, 책의 내용이 나쁘다라는 건 절대 아니니 오해 마시길...


'독서를 통한 나의 지적 자극과 충격사'라는 테마로 '자유는 진화한다'라는 책에 대한 리뷰를 쓰고 있는 관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오히려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테마의 한 부분을 담당하지 않았겠는가?


책의 내용은 전통적인 철학에서 제시하는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대립적인 구도를 부정하고 있다. 어랏 이상하지 않은가? 본인도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어려운 것이었다.


상식적인 측면에서 자유의지와 결정론은 대립적이고 양립불가능한 개념처럼 보이는데, 대니얼 데닛은 이 책에서 그렇지 않음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대니얼 데닛의 입장을 확인시켜 준다면 그는 결정론적인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자유의지를 부정하지 않는다. 강경한 결정론적 시각에서 자유의지 마저 부정하는 학자들도 있음을 상기하자!


대니얼 데닛은 전통적인 관점을 부정하고 결정론이 회피불가능성을 의미하는 운명론이나 숙명론이 아님을 지적하면서 자유의지와 양립가능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른 도덕적 책임까지 말이다.


이러한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대니얼 데닛은 진화론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라는 믿음이 혹시 착각일 수도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를 통해 또 한번 각성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계기로 이 분야의 책을 더 읽어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생기게 되었다.


자유의지와 결정론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해결하고픈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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