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칼란
- 작성일
- 2022.4.14
추억의 에마논
- 글쓴이
- 카지오 신지 원저/츠루타 켄지 글,그림/정은서 역
미우(대원)
예전에는 '에마논' 시리즈라는 소설이 있는 줄 몰랐고, 그걸 원작으로 한 이런 만화가 있는 줄도 몰랐다. YES24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만화였다.
표지의 여자아이 그림을 보고 이 만화가 뭔가 범상치 않음을 느껴서 구매했다. 알고보니 이 만화가 나온지도 꽤 됐고, 국내에서 번역본이 나온 것도 10년 정도 됐었다. 중간에 절판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작품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 되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에마논 시리즈 중에서 첫 번째 에피소드를 그린 것인데 그 제목이 <추억의 에마논>이다. 원작자인 카지오 신지는 원래 시리즈로 낼 생각이 없었는데 단편을 내고 반응이 좋아 에마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계속 쓰게 됐다고 한다.
에마논은 확실히 매력적인 여성이다.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30억 년의 기억을 대물림하는 존재'라는 설정이 없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설정상 10대 후반의 여자아이(또는 그와는 다른 연령대로도 나오지만 스포가 되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로 그려지기 때문에 단순히 성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본편에서는 그러한 표현들이 종종 나온다.
이름인 에마논은 'emanon'은 단순히 'no name'을 거꾸로 한 것으로서 '이름이 없다'는 뜻이다. 주인공 남자가 이름이 뭔지 물어보기에 그렇게 답한 것. 하지만 원래 그 이름을 계속 사용해 왔는지 혹은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이후에 계속 그 이름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다. E.N. 이라는 이니셜도 수수께끼다.
13년 뒤의 재회에서 에마논은 그 영구에 가까운 시간을 기억하는 이유에 대해서 답을 찾게 되었다고 했지만 그 시간동안 에마논은 계속 방랑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인간으로서의 기억을 갖게 된 이후에 계속 그런 의문이 있었을텐데 그 시간에 비해 13년의 시간은 짧지 않았는데도 답을 구했다는 게 이해는 안 된다. 뭐 그냥 그렇다고 하자.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는 얼마의 시간이 됐든 찰나가 될 수 밖에 없는 에마논과 그녀를 13년간 마음에 품어온 남자 주인공. 남자에겐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겠지만 그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에마논에겐 결국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무도 그러한 경험을 할 수는 없기에 알 수 없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다. 그건 작화가 훌륭하기도 하고 스토리가 간결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겨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여기까지만이라는 아쉬움도 함께 하는 것 같다. 원작을 만화로 다 그리지도 못했는데 그마저도 번역본은 두 권 밖에 나오지 못했는데 <방랑의 에마논>은 절판인 것도 아쉽다. 어떻게든 다른 이야기들도 구하고 싶어진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