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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12.29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 글쓴이
- 배윤민정 저
푸른숲
이 사회에서 자라나면서 큰 불만없이 무던하게 살아오던 나는, 결혼후에도 남녀로 갈라지는 비대칭한 호칭도 당연한줄 알고 살았었다. 그 당연한 관습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작가의 시위를 보고 처음에는 동의하지 못했지만 작가의 책을 읽어보니 그 자연스러워보였던 호칭이 여성들을 하대하는 관습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호칭의 비대칭을 깨닫게되자 이 사회의 모든 불평등한 것들이 보였고,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언어라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정신을 지배한다. 하대하는 호칭과 극존칭으로 서로 부르면 호칭의 권위대로 상하관계가 되는 것이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호칭을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그냥 나온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의 결혼생활에서의 호칭을 돌아보니 모두 남성위주의 호칭에다가 여성들은 존중받지 못하는 호칭들로 가득했고, 그 중 며느리의 호칭에 따른 위치는 맨 아랫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세상에 아랫사람 윗사람은 없다!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이고 하대하거나 극존칭하는 위계는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호칭 자체에 높임말이 들어간것도 건강하지 못하다.
특히 며느리 입장에서 남편 형의 와이프를 부르는 '형님'이라는 호칭과 아가씨, 도련님이라는 극존칭의 단어는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나쁜 호칭이다.
세상의 호칭들을 생각해봤다
사장을 높여부르고 싶으면 사장님, 선생을 높이고 싶다면 선생님, 선배와 선배님 등 나이와 상관없이 '님'자를 빼고도 단어가 되어야 하는 것이 호칭이 되어야 한다.
'님'과 '씨'는 부르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붙일 수 있는 단어가 호칭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님이라는 단어가 아예 붙어있는 단어를 찾아보니 며느리 입장에서 부르는 대부분의 호칭이었다.
형, 언니는 나이에 따른 호칭이다. 그런데 남편 형의 와이프를 부를때 나이가 적던 많던 '형님'이라고 불러야한다는 호칭에 따를 수 없다.
예전에는 호칭대로 나이순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그랬을까?
요즘은 나이순대로 가족이 형성되지 않는 다양한 사회가 되어서 이런 호칭들과 나이가 꼬이면 한없이 불편해진다.
형님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면 뭐 불러줄 있겠다. 하지만 나보다 어리다면 '님'자를 뺀 '형'이라고 불러야하는데 '형 자체에도 나이높임의 의미가 들어가있어서 어색하다.
남편을 여동생을 너무도 극존칭인 '아가씨'라고 하는 것도 정말 불편하다. (내 기분에 따라 도련, 아가 라고 부를수 있어야한다)
아마 여동생의 입장에서도 오빠의 와이프 나이에 상관없이 '새언니'라고 부르는 것에 나이가 꼬여있다면 부르기 불편할 것이다.
남성들이 가족내에서 부르는 호칭들은 대부분 한자어인걸보니, 한국에 한자가 유입된 이후에 처제, 처남, 처형 등의 호칭을 남자들끼리 모여서 만든것이다.
우리 여성들도 호칭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모아서 이제는 스스로 바꾸는 운동을 해야한다.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하는 것도 아니다. 호칭을 바꿔서 다같이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면 그것이 호칭이 될것이다.
최근에 만난 가부장적인 '형님'의 입에서 "요새는 서로 '-씨'를 붙여서 부르는 분위기라며?"라는 말을 들었다. 배윤민정 작가님의 고군분투했던 외침이 우리 사회에 변화를 주고있다는 신호인 것이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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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