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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여부
- 작성일
- 2011.2.7
[헌책방 이야기 - 신촌 숨어있는 책]
신촌역에서 내리면 사람들도 많고 화려한 거리 풍경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현대백화점 대각선 방향으로 건너 길에서 한 블럭만 더 들어가면 이런 고즈넉한 옛날 시장 같은 풍경이 펼쳐지지요. 신촌역-지하철 말고 지상- 이 있어서 기차 철로도 지나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한번 가보고 싶다 하면서도 가지 못했었는데... 벌써 5년전 이야기네요.
2006년 11월에 다녀와 찍었던 사진입니다. 그때면 벌써 5년전이네요. 제가 아직 군에 있을때고 석영이는 아직 초등학교 들어가기전이군요.
[신촌의 헌책방 숨어있는 책 찾아가는 골목길입니다. 신촌의 화려한 거리 뒤편에 이런 옛날 골목길 같은 풍경이 있었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벌써 5년이 지났군요^^;;]
[다들 아실 듯 하지만 아래 서 있는 아이는 석영입니다. 옆에 아저씨가 숨책 책방아저씨구요.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분이지요. 옆에 책들이 보이는 데 숨책은 그나마 헌책방 중에서 책 회전이 빠른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촌에 있어서 그럴까요 아님 잘 알려져서? 아님 넉넉한 아저씨 때문에?^^]
예전 동호회 사람들 따라 - 저야 뭐 거의 손님이었지만^^;;- 책방을 둘러볼때 보니까 다들 흰장갑을 끼고 책을 보더군요. 저야 뭐 새 책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책에 대한 배려랄까, 책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책방을 둘러보고 나서 위에 있는 골목길 어느 밥집에서 두부전골 시켜놓고 밥 먹고 하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이때 갔을 때는 책방을 아래층까지 확장해서 아래층에는 인문서적들을 놓았습니다. 헌책이 가득 쌓여있어서 책장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그래도 책을 잘 볼 수 있게 정리를 잘 해 놓으셨어요. 책 구경을 하려면 좁은 곳 책방을 왔다갔다 해야하니까 혹 다른 사람이 있으면 꽉 차곤 했지요. 아저씨가 한 쪽 구석에 작은 의자를 놓고 커피 등 차를 마실 수 있게 놓았더군요.
가난하고 갈 곳이 마땅치 않던 학생 시절, 사그라드는 통신 동호회 사람하고 종종 숨어있는 책을 가곤 했었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만 해도 책 보는 게 좋긴 했어도 어떤 책이 좋은 건지는 잘 몰랐어요. 그냥 이책저책 보다가 새책인가 싶은 것만 사갖고 오곤 했어요. 전에 맘에 드는 사진 위주의 책이 있어서 사왔는데 앞에 저자의 사인이 있더라구요. 새 책처럼 보고 싶어서 그걸 떼어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쉽더군요. 헌책은... 그런 옛 주인의 숨결과 흔적이 묻어있는 것이 나름의 멋이 아닌가 싶어요.
동네 책방 혹은 헌책방은... 특히나 요즘 같이 인터넷 서점이 발달한 시기에는 ... 대형 서점과는 다른 차별성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네 책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령 아저씨의 푸근함, 찾는 책을 물어보면 거기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까지 해주는 책방 아저씨의 해박함, 동네 사랑방 같은 편안함, 뭐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네요. 전에 아내가 집에 있던 대량의 시집을 숨책에 처분했는데 책값을 후히 쳐주셨다고 하더라구요. 책의 가치를 아는 분이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암튼...
그런 점에선 숨어있는 책 - 줄여서 "숨책"이라 많이 불러요 - 은 괜찮은 곳이지요. 근처 지나가는 분들은 한번 쯤 들러봐도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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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