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신창과개니빠디
무아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10.25
머리말
또 떠날 때가 되었다
또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복락을 누렸습니다. 늘 받기만 했습니다. 받기만 한 인생은 실패한 인생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달라질 수 있을까요? 나는 결국 나의 조건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버리고, 새로운 탑을 쌓기로 했습니다. 붓다에게서 버리는 법을 배웠으나 아직도 온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나는 그분의 법을 배우기 위해 떠납니다. 온전히 터득하지 못한 버리는 법과 새로운 탑을 쌓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인도여행은 나에게 언제나 꿈입니다. 벌써 네 번에 걸쳐 인도를 다녀왔지만, 아직도 인도는 내게 미지의 땅이고 탐험의 땅이고 발견의 땅입니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지역이 많아서인 것만은 아닙니다. 인도는 매번 나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언제나 인도를 꿈꿉니다.
네 번에 걸친 나의 인도여행 중 나는 늘 붓다를 만났습니다. 몇 년 전에 출간한 <<인도신화기행>>에서 밝혔듯이 인도여행은 곧 신화기행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내게 특히 울림이 큰 신화는 불교와 관계있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여행은 인도신화를 체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여행지의 상당 부분이 불교성지였고, 두 번째 여행에선 첫 번째 여행 때 가지 못한 바이샬리를 추가하여 불교성지를 순례했고, 세 번째 여행에선 그때까지 방문하지 못한 불교성지 상카샤를 다녀왔으며, 네 번째 여행에선 달라이 라마의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와 맥그로드 간지를 다녀왔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불교신화를 두루 훑어본 셈이니, 나는 나의 여행을 불교신화기행이라 이름붙여봅니다.
불교가 다른 종교와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불교는 신화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교리를 가장 중시하는 종교가 바로 불교입니다. 불교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붓다의 교리는 그의 생애 속에 이미 녹아들어 있으며, 그의 생애는 다분히 신화를 포함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나는 인도의 곳곳에서 느낀 붓다의 숨결과 신화를 소박하게 적고자 합니다.
이 책의 고유명사는 내게 익숙한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대체로 내게 익숙한 고유명사는 팔리어보다는 산스크리트어입니다. 지명의 경우 과거의 지명보다는 오늘의 지명을 사용하려 했으나, 과거의 지명이 내게 익숙한 경우에는 과거의 지명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인도신화나 불교신화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결국 여러 언어의 고유명사에 골고루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경전을 일차적인 자료로 삼아 정리했지만, 이미 종합적으로 정리해놓은 조계종 교육원에서 펴낸 <<부처님의 생애>>와 불광출판사의 <<부처님의 생애>>(박경훈 지음)에서 많은 내용을 빌렸습니다. 부처님의 생애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싶으신 분에게 두 종의 책이 매우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먼 길을 떠날 수 있도록 힘을 주신 불광사의 지홍스님, 불광출판사의 유지호 주간님, 이진영 시인, 스라바스티 천축선원의 대인스님과 적조행 보살님, 인도를생각하는예술인모임 회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족한 나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지원해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이 책을 만들어주신 북하우스의 김정순 사장님과 편집자에게도 더없는 축복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0년 봄
흑석동에서
차창룡
나는 인도에서 붓다를 만났다
차창룡 저 | 북하우스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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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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