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나와 전혀 인연이 없는 단어다. 부모님이 골프를 하지 않으시니 자연스럽게 나도 골프를 접할 기회없이 자랐다. 워낙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던터라 박세리, 김경주 등의 이름도 그냥 유명한 골프선수 이름일뿐이고, 잘하나 보다 하는 것이 다 였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골프 장면 정도가 내가 접해본 골프의 전부다. 

저 작은 공을 작은 구멍에 집어 넣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까? 하긴 공으로 하는 모든 경기가 그렇다. 농구, 축구, 배구, 야구, 탁구, 테니스…크던, 작던 공을 친다. 아..그래, 난 공이랑 친하지 않구나.

우리나라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운동인 것이 맞다. 그래서 외국에서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내가 외국 살 때, 나와 남편에게 골프를 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보다 저렴하고 환경도 좋다고. 처음엔 아기 키우느라 바빴고, 그 다음엔 몸이 아파서 할 수 없었다. 실제로 외국에서 보니 진입장벽도 낮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스포츠였다. 

지금 시작할 것도 아닌데 왜 골프에 관심을 갖냐고?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극적이고 안일하게 살아온 내 태도탓,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고 자란 내 환경탓도 해본다. 

이 책을 읽은 목적이 골프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는데 동시에 골프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운동이겠구나 싶은데 하지 못하고 책으로 접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30년 골프를 통해 삶과 인생이 바뀌는 관계 심리학’

관심이 확 끌린다. 스포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매너와 관계가 중요하다. 골프는 안해도 이런 책은 읽어볼 만하겠는걸? 골프 호기심을 채워줄 책으로 딱이다. 

작가 김정락. 골프를 가르치는 사람이란다. 일반인들을 가르치기에 느낀 점들이 많았을 것 같다. 

“…현재까지 스포츠 전공 및 교양 골프 강의를 통해 기술을 알리고 소소한 일상에 적용해 행복하고 살아있는 골프의 진가를 알리고 싶은 바람이다”

골프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상은 뭘까? 궁금해진다. 

골프 잘 모르는데 어렵고 글이 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짤막한 60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한 꼭지, 한 꼭지 읽어나가며 놀랍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골프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었다. 

작가의 아버지도 골프를 하셨고, 작가는 골프가 직업이다. 그리고 그의 아들. 

나의 아버지와 매개를 만들어 준 골프를 아들과 함께하고 싶은 이유이다. 부자관계를 서로 친구같은 관계, 공감해 주는 관계로 오랫동안 함께 공유하고 싶다. 즉 더 표현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이해관계를 맺어야겠다.

지금부터 설렌다. 골프 코스에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끝이 없는 학습의 공간이다. 공부보다 인생에 대해 깨닫고 올바른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아빠다. 다른 어떤 공부보다 인생을 깨닫는 데 필요한 부분이 골프장에 널려 있다….경기의 내용 보다는 부자가 함께 하는 골프, 벌써 가슴이 타들어 가면서 두근거린다.

149~150쪽

책으로도 이렇게 많은 것을 쏟아냈는데 그들 아들에게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해줄지 궁금하고 부럽다. 

부모자식간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얼마나 좋을지 상상이 된다. 더구나 네트로 공간을 갈라 놓거나 격렬히 뛰어야 하는 것이 아닌, 함께 걸으면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골프의 장점중의 장점인 것 같다. 

이 외에도 한 꼭지 한꼭지 읽어갈 수록 놀라운 마음이 생긴다. 골프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다 이런가? 이 책의 작가가 훌륭한 건가? 골프가 그렇게 만든건가? 어떻게 골프의 각 상황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인생 조언들을 뽑아 냈을까 놀랍기만하다.

골프가 가진 고유한 매력을 작가의 매너로 풀어 놓은 인생매너정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