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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sman0582
- 작성일
- 2024.1.4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으로 산다는 것
- 글쓴이
- 스기타 슌스케 저
또다른우주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들으면 왠지 또 다른 형태의 여성들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난, 혹은 감정적인 대응을 적은 책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살며시 든다.
하지만 책을 넘겨보면 여성에 대한 공격적인 글보다는 오히려 연약하고 나약한 남성에 대한 자기 통찰과 반성, 혹은 끊임없는 자기 연구가 많이 나타난다.
남북으로 분단되고 동서로 지역감정으로 그리고 요즘 극단적인 좌우 이념, 그기에 1+1로 세대 갈등, 빈부 갈등, 급기야는 을들끼리도 또 서열을 정해서 갈등, 갈등, 갈등....
너무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이 눈앞을 휙휙 지나간다.
이 책에서는 약한 너무 힘이 없는 남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주류 사회에서 밀려났지만, 차별받는 소수자로서 연대할 수도 없고,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는 스마트한 리버럴이 될 만한 특별한 계기가 없는, 각자 고립되어 고통받는 ‘약자 남성들’은 내면의 불행, 고뇌 그리고 약함에서 비롯된 마음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안티’나 ‘인셀’의 어둠에 빠지기 쉽다"라고 한다.
“‘안티’와 ‘인셀’이 주는 강렬하고 일시적인 감정은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며, 인터넷 전장에서 ‘적’과 싸우면 고양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많이 접하고 있는 일명 이 대남이나 키보드 전사, 혹은 마초 등등이 그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하지만, 20%의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가지지 못한 소수 80% 들은 약자 일 수밖에 없다.
우스갯소리로 하루 종일 돈을 벌러 나갔다 밤늦게 들어온 아빠를 보고 어린아이가 누구세요?
하고 했다는 말은 이제 전설 속의 말이고 이런 것으로 우습지도 않는 세상이 되었다.
돈만 벌어다 주는 기계라는 소리를 듣던 남성이 주도하는 생산 위주의 경제 체제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 남성의 신체적 힘을 필요로 하는 산업만큼 서비스 산업도 발전해서 산업 전선에 여성들이 설자리가 더 많아졌다.
고로 남성은 점점 더 작아지고 또 작아질 수밖에 없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배려나 도움, 지원 등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남성에 대한 조그마한 혜택도 찾아보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이라고 일부 안티나 인셀들이 말하기도 한다.
이 주장에 100% 동의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힘없는 남성, 갈수록 자기가 설자리를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잃어가고 있는 남성.
그래서 여자 친구나 애인, 부인, 도 없이 홀로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남성.
이런 남성은 또 남자 친구도 없다는 사실.
너무 가련하고 측은하지 않는가!
저자는 책에서 "약자 남성은 주로 독신·빈곤·장애 등 약자의 요소를 지닌 남성들을 가리킨다 "고 한다.
"약자 남성이나 인셀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겠지만, 능력주의 무한 경쟁 속에서 뒤처진 다수가 느끼는 ‘굴욕’, 이 세상에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느낌이 이토록 광범위하게 확산한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짐승’이 되어버린 글로벌 자본주의의 폭주와 관련이 깊다."고도 말한다.
남성에 대해 약한 남성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이해와 연구는 다양한 시대의 철학자들에게도 시선을 돌려서 말해준다.
슬로베니아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과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잔여’, ‘잔여물’ 개념을 주로 인용해 저자는 ‘약자 남성’을 설명하는데 폭넓고 깊은 연구의 흔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 재밌게 읽은 부분 중 하나가 유리 바닥 개념이다.
우리가 친구끼리 이야기할 때 지하까지 떨어지고 나서 또 지하 암반 300m까지 떨어진다고 자주 농담을 하던 것이 기억난다.
그것과 비견되는 것이 유리 지하실이다.
지하까지 떨어진 남성의 위상이 또 유리 지하실을 뚫고 더 아래로 떨어져도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존재감. 세상 아무도 모르고 그러니 누구도 도와주지 않은 슬픈 존재여.
그대 이름은 약한 남성이여~
너무 슬프다.
몇 자의 글로 이 책의 내용을 다 전달하기가 너무 방대하다.
책은 읽기에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닌데 그 내용 하나하나가 고개 숙인 현대 남성들의 가슴을 찌르고 후벼 판다.
어느새 공감하게 되는 내용과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 한 방울? ㅎㅎ
문득 김장훈이 부른'남자라서 웃어요'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밤이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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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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