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재미로 가득한 각본이자 책이다.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었던 영화 속 명대사들을 문장과 문장 속에서 떠올려 보는 재미, 영상이 재생되는 속도가 아닌 오롯이 내 눈길이 가닿는 속도로 이야기를 펼쳐보는 재미, 각본 속 묘사와 영화 속 장면을 마치 교차 편집하듯 오가며 비교해보는 재미, 나아가 마치 틀린 그림을 찾듯 영화와 각본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해보는 재미 등.

‘친절한 금자씨’가 개봉 당시 센세이션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영화이자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높은 평점과 두터운 팬덤을 유지하는 영화인만큼, 그 원본에 해당하는 각본은 친절한 금자씨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혹은 영화란 문화 예술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