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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되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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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향해 강한 불빛이 내리 꽂히듯, 강렬하고 불편한 소설이다.



그 강렬함과 사실주의적 표현에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현수, 승환, 영제, 서원, 세령, 은주, 선수 등등.



인물 면면이 생동감 있고 심리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여러 생각이 들고 온몸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자신의 세계를 완성하고 작은 흠집 하나 조차 용납하지 않는 영제.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나 젠틀하고, 대지주 아들로 태어나 메디컬센터의 원장이면서 봉사활동까지 하니 그 누구라도 흡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그것조차 자신의 세계를 위해 만들어 놓은 포석일 뿐, 그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 무자비한 폭력으로 아내와 딸 세령을 억압하는 그가 너무나 끔찍했다.



아내를 폭행, 강간하고 딸을 폭행하는 것이 끔찍한게 아니라 자신의 세계만을 절대시하고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제거해 버리는 그 속성이 소름끼치게 싫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종국에는 사형수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현수.




영제와 현수 사이에서 혼돈이 오기 시작했다.



영제의 딸 세령을 죽인 것은 현수이다.



무면허 음주운전 중에 갑자기 뛰어든 세령을 들이 받고, 그나마 남아있던 숨통을 끊고 그 소녀를 세령댐에 빠트린, 현수는 명백한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나 세령을 폭행하여 세령이 그 어디에도 발붙지 못하게 만든 체 어두운 밤 숲속을 헤매게 한 이는 영제이다.



그 간극. 그 간극이 읽는 내내 갈등을 만들었다.




물론 심리적으로는 영제에게 더 분노가 발생했다.



왜냐하면 현수는 이미 사형수로 감옥에 갇혀 있으며 사건을 정황을 짚어 갈수록 무자비한 괴물인 것은 영제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



작가가 작가의말에서 언급했듯, 사실의 진실사이의 간극을 극렬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사실을 짚자면 현수가 세령을 살해하고 댐을 터트려 마을사람들을 모두 죽였다.



그러나 그 안에서 얽혀있는 수많은 진실들을 들여다보면 간단치 않은 여러 상황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사실과 진실 사이에 머무는 존재인 승환.



친척들조차 철저히 외면하는 ‘살인자의 아들’ 서원을 뜨거운 정으로 거두고 마지막까지 조력한 승환의 모습을 보면 진실을 안다는 것은 사실만 아는 것과 분명 다른 힘을 지닌 다는 것을, 진실을 안다는 건 위험할 수 있지만 인간으로서 좀 더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현수의 부성애에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건,자신을 가둔 환상 속 우물-트라우마-에 자신의 아들이 가둬지기를 원치 않아 죽는 그 순간까지 아들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력하기 때문이다.




현수는 자신의 아버지 최상사로 인해 스스로를 우물 안에 가둔 채 ‘자기 자신을 죽였고, 다른 누군가를 죽였고, 나아가 자기 자신을 괴물로 만들었다.’



그가 두려운 건 자기 자신이 아들의 우물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우물에서 아들이 스스로 나와 자신의 삶을 살아 갈 수 있길 원했다. 그렇게 아들의 삶을 구하기 위해 미련스러울 정도로 분투하였고, 그런 그의 모습은 하얗게 탈색된채 교도소에 있는 모습이 깨끗하게 느껴질 정도로 감동스러운 거였다.




모든 이야기는 끝났다. 그 악몽같던 7년의 밤도.





그리고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다시 인간에 대해 생각을 한다.



전에 읽었던 ‘생강’에서부터 ‘7년의 밤’까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기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지킨다는 것이 희생을 동반하진 않은가, 희생이란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희생은 자발적인 것인가, 희생도 일종의 폭력이 아닌가, 어떤 세계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가, 과연 내가 지키고자 하는 세계는 무엇인가, 그 세계는 폭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등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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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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