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서평

신의딸
- 작성일
- 2011.3.26
보이지 않는 고릴라
- 글쓴이
- 대니얼 사이먼스 외 1명
김영사
직관의 한계를 직시하라!
"일상의 착각을 이해하게 되면 직관의 한계를 알고 삶의 방식을 재정비하게 되며,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 궁극적으로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고 있는 장막을 걷어내고, 어쩌면 처음으로 진실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9).
바로 옆에서 동료가 집단 구타를 당했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경찰이 있다. 사람들은 "그럴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2004년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던 크리스와 댄의 '투명 고릴라' 실험을 바탕으로 한다. 크리스와 댄은 흰 셔츠를 입은 팀과 검은 셔츠를 입은 팀이 농구공을 패스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실험 참가자들에게 검은 셔츠 팀의 패스는 무시하고 흰 셔츠 팀의 패스 횟수만 말없이 세어달라고 부탁했다(20). 그러나 이 실험의 실제 관심은 동영상 중간에 고릴라 의상을 입은 여학생이 약 9초에 걸쳐 무대 중앙으로 걸어와 선수들 가운데에 멈춰 서서 카메라를 향해 가슴을 치고 걸어나가는 모습을 봤는가 하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약 50퍼센트의 학생들이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고릴라가 바로 카메라 앞까지 걸어와 그들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가슴을 친 다음 멀어져 가는 것을 사람들이 왜 못 보는 걸까? 고릴리가 보이지 않도록 한 것이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이 실험의 주제이다.
사람들이 고릴라를 보지 못하는 것은 시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러한 인식이 오류는 기대하지 못한 사물에 대한 주의력 부족의 결과이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세상의 특정 부분의 모습이나 움직임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사물이 나타나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21)이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특정 부분을 아주 선명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당장 관심을 쏟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23).
"이 책은 우리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일으키는 6개의 착각을 다룬다. 주의력 착각, 기억력 착각, 자신감 착각, 지식 착각, 원인 착각, 잠재력 착각이 그것이다"(7).
6개의 착각 중 자신감 착각 부분에 보면, "실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실제보다 자신을 더 낫다고 생각하기 쉽다"(133)고 한다. 실력이 낮을수록 과도한 자신감 착각에 빠져사는 증거가 제시된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착각에 빠져 사는지를 깨우쳐준다. 또한 우리의 (사소한) '착각'이 얼마나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의 착각은 바로 앞에 차가 있는데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의 착각은 잘못된 신념을 불러 일으키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몰 수도 있다. 앞에서 말한 경찰(옆에서 집단 구타당하는 알아채지 못한)은 실형을 살았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언론, 기업, 광고계, 정치인들이 우리의 '착각'을 어떻게 역이용하는 지도 밝힌다. 정신 바짝 차리고 우리를 '착각'하게 만드는 검은 음모를 경계하자!
계몽주의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신'이 아닌, '이성의 빛'을 신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이성의 빛'이 발전시킨 학문에 의해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방법적 회의로 모든 인식을 뒤엎고 "나는 의심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한 점에 도달한 데카르트처럼, 이 책은 우리가 가진 직관의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일상적 '신념'을 회의하게 만들어준다. 우리가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깨닫고, '과도한 자신감'에서 벗어나자. 우리는 조금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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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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