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미래 직업 체험관 'kidzania'의 모든 것 ...

체험시설의 직업들은 이처럼 추가로 보충되거나 일정이 변경되기도 한다. 체험시설에 들어가면 먼저 해당 유니폼을 갖춰 입고 직업의 특성과 해야 할 업무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슈퍼바이저의 지도에 따라 친구들과 체험활동에 임하면 된다. 그렇다고 모든 직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나 증권사, CSI 과학체험 같은 경우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물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이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연령에 제한이 있다.

입장은 만 3세부터 16세까지 가능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할 수 있는 체험이 많아지는 셈이다. 해당 시설마다 참여 인원이 다양하고 역할 분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서로 어울리는 법을 배우며 사회성을 기르고 리더십과 창의성까지 키울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교육 효과를 인정받아 초등학교 공교육 과정으로 키자니아 방문이 포함되기도 했다.


키자니아, 그 즐거운 중독에 빠지다

체험에 이용되는 프로그램은 주기적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자주 방문해도 늘 새로운 느낌이 든다. 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되더라도 진행되는 시간에 따라 마주하는 직업이 다르고 그에 따른 대처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을 만날 확률은 낮다.

체험시설과 그 안에 담긴 스토리에 빠져들어 이것저것 경험하다 보면 5시간이 눈 깜짝하는 사이에 지나간다. 이처럼 진화를 거듭하는 ‘웰메이드 스토리’는 키자니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인기에 힘입어 우려되는 부작용도 있다. 키자니아 홍보팀 김은정 씨는 부모님들께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한다. 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사례를 종종 목격한단다. 체험활동의 주체는 아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 현실에서도 마땅히 그래야 하지만, 적어도 놀이에서만큼은 아이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주자. 다양한 경험과 주체적인 선택이 건강한 직업관을 갖게 만든다.

키자니아에서는 보호자의 동반을 필수로 하는데, 4월부터 만 12세 이상의 연령은 부모 동의 아래 혼자 입장도 가능하다. 이곳은 체험시설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이 마련되어 이용의 편의를 돕는다. 보호자들이 쉴 수 있도록 부모 라운지를 운영하는데,

무료 음료가 제공되므로 잠시 숨을 돌리고 충전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교육 관련 영상과 파트너사들의 전문 강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아이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부모의 속성 탓에 체험시설의 벤치만큼 붐비지는 않는다.

키자니아가 주는 사회 · 경제 교육의 효과는 더없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아이들의 호응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5시간을 버라이어티하게 보내고 키자니아를 빠져나오면 부모의 몸은 천근만근. 그때 저만큼 앞서가던 아이가 뒤를 돌아보며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