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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79h
- 작성일
- 2019.5.24
써니 사이드 업
- 글쓴이
- 제니퍼 L. 홀름 저
보물창고
'써니 사이드 업'이라는 제목을 보니 예쁜 달걀 프라이가 떠오르네요. 노른자를 터트리지 않고 한 면만 익힌 달걀 프라이를 sunny side up이라고 하니까요. 제목에서 오는 태양의 이미지와 풀장에서 유유히 선탠을 즐기는 주인공의 모습이 잘 어울립니다. 표지만 봐서는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는 10대의 이야기 같은데 내용은 조금 더 무겁습니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그림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그래픽 노블입니다. 뉴베리 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작가의 책이니 믿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선샤인 트윈'입니다. 그래서 써니라는 애칭으로 불리지요. 이름만 봐서는 빛나는 태양처럼 환하게 살 것 같지만 써니에게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습니다. 바로 친오빠의 일탈 때문인데요. 불량 청소년인 오빠는 거짓말, 나쁜 짓을 하기로 유명하지요. 마약에까지 손을 댄 오빠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써니는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계시는 플로리다의 실버타운에서 여름을 보내게 됩니다.
이는 저자의 어린 시절, 가까운 친척 중에 중독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그로 인해 창피함, 당혹감, 두려움 등을 느꼈지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아이들이 이런 문제를 겪게 된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합니다.

저자의 경험이 담긴 책이기에 주인공 써니의 당혹감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써니의 살아온 날과 현재 심리상태를 잘 보여주네요. 오빠로 인해 친구들이 수군거리고, 처음 만난 선생님은 굳은 표정을 짓고, 가족이 싸우게 되지요. 이런 일을 겪는 어린 써니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됩니다. 오빠를 감싸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오빠의 존재를 말하지 않는 것으로 두려움을 피하기도 합니다. 써니에게 얼마나 지옥 같은 일일까요.
써니는 아무 재미없는 실버타운에서 할아버지와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행히 또래 친구를 사귀어서 재미있게 지내네요. 함께 할머니들을 도와드리고 용돈으로 서점에서 히어로 책을 함께 읽으면서 즐거운 날들을 보냅니다. 히어로들의 비밀과 초능력을 보면서 비밀을 가진 자신과 동일시하기도 하지요. 슈퍼 히어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모든 것이 느리고 평화로운 실버타운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써니에게 힐링의 장소가 되었겠지요. 써니는 마침내 할아버지에게 오빠에 대한 감정을 털어놓게 되고 죄책감을 덜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플로리다에 살기에 마지막에는 고대했던 디즈니랜드에 가게 되네요.
이 책의 첫 페이지에는 '할아버지께'라는 헌사가 쓰여 있지요. 할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아마 저자의 할아버지의 모습과 말들이 이 책에 담겨 있겠지요.
그래픽 노블은 '만화+소설'이 결합된 책입니다. 소설이라면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행동, 표정, 심리 등을 글로 표현했겠지만 그래픽 노블에서는 그림으로 표현하니 더 쉽게 읽고 느낄 수 있네요. 보물창고에서 그래픽 노블을 많이 출간했는데 다른 책도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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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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