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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죄
글쓴이
다이몬 다케아키 저
검은숲
평균
별점9.6 (45)
일본소설

다이몬 다케아키, 김은모 역, [완전 무죄], 검은숲, 2022.



Daimon Takeaki, [KANZEN MUZAI], 2019.



 



  (나는) 잘 쓰지 않는 말인데,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원죄'(원통할 원, 허물 죄)라고 한다.



  재판에서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오류나 불공정이 있는 경우 이것을 구제하기 위해 '재심'(再審)을 청구한다.



 



  다이몬 다케아키는 원죄와 재심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정의와 진실이 맞붙는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소설 [완전 무죄]는 일본의 사법 제도를 파헤치며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복역 중인 무기수와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피해 유가족을 상대로, 언론과 세상의 편견을 상대로 대립하는데... 과연 정의란 무엇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아야가와강 사건은 히라야마가 범행을 부정했다고는 하나, 차에 피해자의 머리카락이라는 유력한 증거가 남아 있었다. 또한 히라야마는 취조를 받다가 한 번은 자백했다. 현장검증 때도 시신이 있었던 장소를 정확히 가리켰으므로, 정황상 일본변호사협회도 원죄일 가능성이 있는 사건으로 보지 않았다.(p.32)



 



  실제로 만나보니 그냥 얌전한 남자라는 인상이었다.



  하기야 달리 흉악한 살인범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으니 비교는 불가능하다. 히라야마에게서 제일 많이 느껴지는 감정은 체념이었다. 히라야마는 근본적으로 체념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나 그것만으로는 정말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저지르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다.(p.48-49)



 



  마쓰오카 지사는 도쿄의 대형 로펌 페어튼 법률사무소 소속 젊은 변호사이다. 증거주의를 원칙으로 불확실한 증언을 밝혀내고, 경찰의 무리한 정의감으로 인한 억울한 죄를 변론한다. 그녀는 21년 전에 발생한 소녀 유괴 살해사건, 아야가와강 사건의 재심 청구를 맡게 되는데... 여기에는 뜻밖의 사연이 있다.



 



  지금까지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 기억... 당시 가가와현의 만노정, 마루가메, 아야가와에서 연이어 세 명의 소녀가 납치되었다. 다카기 유카는 실종이고, 이케무라 아키호는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 사이에서 마쓰오카는 겨우 탈출했다. 어린 시절에 잊을 수 없는 참혹한 경험이다. 원죄를 주장하는 그때의 범인을 변호해야 한다. 그의 범행이 아니라면, 진범을 찾아야 한다... 자신을 괴롭혀온 괴물과 맞서 싸울 기회이다.



 



  형사로서는 복 받은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점이라 불러야 할 일이 딱 하나 있다. 아야가와강 사건 당시의 수사 방법이다.



  하지만 아리모리는 확신한다. 히라야마가 이케무라 아키호를 죽였다고. 설령 수사에 문제가 있었을지언정 진실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제 와서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져 만에 하나라도 히라야마가 무죄판결을 얻어낸들 누가 기뻐한다는 말인가.(p.62-63)



 



  "경찰의 정의는 범인을 체포하는 것, 검찰의 정의는 재판에서 지지 않는 것, 내가 있던 법원의 정의는 법적 안정성. 딱 잘라 말해 전부 그 하나만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어. 변호인의 정의도 마찬가지야. 그런 건 통하지 않는데도 뻔하디뻔한 변호를 해놓고, 부당한 판결이니 뭐니 부르짖을 뿐 현실에는 눈길을 주지 않지. 모두가 정의에 매몰되는 바람에 무고하고 약한 사람만 눈물을 흘려......"(p.91)



 



  피해자를 위해, 사회정의를 위해, 목숨 걸고 이 거짓말을 관철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믿는 것이리라.



  "정의라는 놈이 제일 큰 악이야."(p.133)



 



  아리모리 요시오는 강력반 형사로 복무하다 경감으로 퇴직했고,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피해자 유족을 위로하며 살고 있는데, 21년 전 사건의 재심 청구 소식을 듣는다. 경찰 생활의 유일한 오점으로 생각하는 당시의 수사 방식... 그러나 그가 잡아넣은 자는 정황상 진범이 확실하다.



 



  저자는 각자의 처지에서 매몰된 정의를 비판한다. 경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을 체포하는 것, 검찰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재판에서 이기는 것... 불의를 범할지라도 피해자를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악인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정의가 통용되던 과거의 수사 방식을 정면으로 꼬집는다.



 



  한 번이라도 경찰의 의심을 받으면 진범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사람은 계속 위험인물로 여겨진다. 그건 경찰을 신뢰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 내면에는 강한 힘을 따르고 싶은 굳은 의식이 존재하므로, 강한 힘으로 한번 사회에서 배제된 인간이 복귀하기는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



  무죄판결을 받았으니까 그 사람은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보통 사람에게는 힘든 일이나 누명을 벗고 풀려난 '흉악한 살인범'과 단둘이 하룻밤을 보내라고 하면 분명 대다수는 겁을 먹을 것이다.(p.175-176)



 



  또한 사람의 변하지 않는 인식을 지적한다. 한번 경찰과 검찰의 지목을 받으면, 죄가 없더라도 세상의 편견에 부딪혀야 한다.



 



  마쓰오카는 재심 청구심에서 당시 경찰의 강압 수사와 증거 조작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녀의 논리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낙타가 될 수 있을까그렇다면 진범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찰과 검찰이 주장하는 정의와 무기수와 변호사가 주장하는 진실의 대결은 매우 흥미롭다. 여기에 언론의 태도와 바뀌지 않는 세상의 이목은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한다. 어쩌면 과거에 나를 유괴했을지 모르는 수감자를 변호하는 변호사의 심리 상태, 범인을 꼭 잡고자 하는 경찰의 막중한 책임, 원죄를 주장하는 무기수의 억울함... 등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오랜만에 사회파 미스터리의 교과서 같은 작품을 만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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