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그림책 리뷰

밤비
- 작성일
- 2023.2.26
곶자왈에서
- 글쓴이
- 김태민 외 6명
황금가지
이런 작품은 읽기 전, 제목들을 보며 나름의 기대를 쌓아갈 때와 차례로 작품을 읽는 순간이 가장 짜릿하고 행복하다. 읽고 난 뒤에는 어쩐지 마음이 불편한데, 나름의 이유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내가 쓰는 책 리뷰가 이 책을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스포일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왜냐하면, 동시에 내가 쓴 리뷰 덕에 이 책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책 내용을 최대한 다루지 않고 리뷰를 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
[곶자왈에서]는 7명의 작가가 쓴 8개의 짧은 단편 모음집이다. 범죄, 추리,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내게는 초현실 반영 잔혹극이었다. 짧은 한 편의 이야기들을 읽어내는 일은 전혀 어렵지 않을텐데, 모든 작가님들의 흡입력 있는 문장력과 구성 덕택이기도, 짧은 호흡으로 각 내용이 끝나는 덕택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여덟 편이 다루는 내용들이 같은 결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결을 공유한 이 모든 이야기들이 쏟아내는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오히려 각 내용 자체보다는 그 ‘진실’ 탓에 두렵고 무섭고 공포스러워진다. 일상이 공포로 전환되는 지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 동시에 그 지점이 이 모음집의 최고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소설로만 끝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그래서 책을 덮은 뒤가 더 찝찝하고 불쾌한 공포를 직면하고 싶다면 언제든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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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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