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서적 리뷰

밤비
- 작성일
- 2023.4.28
제2한강
- 글쓴이
- 권혁일 저
오렌지디
내 곁에도 스스로 삶을 끝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죽음 앞에 밀려왔던 허망함과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제2한강이 정말로 있다면 그 곳에서는 못 다 해결한 응어리들을 풀어내고, 직면한 후에 다시 자살에 다다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처음 소재만으로도 단 번에 마음을 사로잡았던 책이었다. 자살한 이들이 모여 사는 세계, 제2한강이라는 설정에서부터 다시 자살을 위한 여러 조건들, 다시 자살을 선택하건 하지 않고 그 곳에서의 삶을 영위하건 그 세계에 존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증을 불러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다시 자살 이후 무(無)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섬뜩했다. 내게 무는 평온이기도 하고 동시에 공포이기도 했다. 후자가 남기는 메세지가 더 컸으리라.
이 책을 읽는 이들이 자살에 대해 ‘잘못된 선택’이라고는 생각지 않길 바란다. 또한 자살 이후의 세계가 있다는 과도한 믿음으로 마음 놓고 자살을 고민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의 나이기도, 지금의 나, 혹은 미래의 나이기도 한 그들의 이야기 속에 실낱같은 희망의 메세지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내 눈에 띄지 않았을 뿐, 내 곁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이, 자연이, 사랑이 함께 살아숨쉬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길 바란다. 작가가 우리에게 진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마도 그것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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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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